[종합] 외신들도 한·일·중 정상회의 관심…'동북아 협력 기반 마련'

2024-05-26 21:06
경제 분야 중심으로 3국 협력 전망
中 참여 긍정적이라는 평가
정상회담서 중대 발표 어렵다는 전망도

[사진=AP·연합뉴스]


세계 국내 총생산(GDP)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한·일·중 3국이 정상회의를 위해 4년 5개월 만에 한 자리에 모인 가운데 중국과 일본 언론을 비롯한 외신들도 큰 관심을 나타냈다. 이들은 3국 정상회의가 재개된 것에 큰 의미를 부여하며, 이는 경제 등 분야에서 동북아 협력을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고 평했다.

특히 이번 3국 정상회의는 중국 시진핑 3기 정부의 리창 총리 취임 후 처음으로 진행되는 것으로, 중국이 이번 회의에 거는 기대가 크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미국이 대중국 반도체 제재에 한국과 일본 역시 동참할 것을 압박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이 이번 정상회담을 기회로 한·일 양국에 제재에 참여하지 않을 것을 촉구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미국 싱크탱크 랜드연구소의 아오키 나오코 연구원은 "중국이 미국 없이 일본과 한국과의 관계 개선을 시도할 수 있는 기회"라고 평했다. 

중국 언론들 역시 한·일·중 자유무역협정(FTA) 논의 재개 등 경제 무역 협력 문제에 관심을 보였다. 홍콩 명보는 미·중 갈등 등 복잡한 대내외 환경 속에서 지정학적으로 긴밀하게 연결된 동북아 외교 관계도 달라지고 있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한·일·중 정상회의가 4년 반 만에 재개된 것 자체가 성과를 거둔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동아시아국제관계학자 린취안중의 발언을 인용해 "중국 경제가 현재 좋지 않아서 한국 일본과 가장 기본적인 경제무역 협력을 유지할 필요가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다즈강 헤이룽장성 사회과학원 동북아연구소 연구원은 관영 환구시보를 통해 한·일·중이 경제적으로 상호의존적 관계를 이미 형성했다며 세계 경제의 미약한 회복세와 지정학적 요인으로 공급망과 같은 지역 협력이 영향을 받는 배경에서 3국간 경제 협력 중요성이 커졌다고 진단했다. 그는 특히 특히 인공지능(AI), 디지털 경제 등의 분야는 향후 협력 가능성이 큰 분야라며 이번 한·일·중 정상회의에서 글로벌 과학기술 혁신의 발전 기회를 공동으로 모색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나아가 경제 협력과 인문교류, 싱크탱크 등 민간기구의 왕래는 언제나 3국 관계 촉진의 '밸러스트 스톤(배의 무게 중심을 유지하기 위해 싣는 돌)' 역할을 해왔다는 점을 강조했다. 

일본 매체들도 그간 미국 주도 하의 서방 진영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던 중국이 3국 정상회담에 참여한 것을 조명하며, 앞으로 3국 간 관계 개선 가능성에 기대감을 표했다.

닛케이아시아는 중국이 그동안 한·일 양국이 미국과 가까워지는 것에 대해 불안함을 느끼고 있었다는 전문가들의 논평을 전하며, "3국 정상들은 정상회담에서 최근 수년간 깊어진 골을 메우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본 영자 매체 재팬타임스는 레이프 에릭 이즐리 이화여대 교수의 말을 인용해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얕은 수준의 협력 논의가 포함되겠지만 동북아 이웃인 이들 국가 간에 여러가지 실질적인 문제에 있어 점진적인 진전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며 "중국이 마침내 3자 협력에 다시 참여한 것은 규칙에 기반한 지역 질서에 좋은 소식"이라고 전했다.

다만 한·일·중 3국이 안보 문제와 관련해 상당히 다른 입장에 처해 있는 가운데 이번 정상회의에서 큰 성과는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됐다.

AP통신은 정상회담이 재개된 것 자체는 긍정적이라면서도, 27일 있을 3국 정상회의에서 중대한 발표는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독일 공영방송 도이체벨레(DW)는 "약 5년 만에 열리는 이번 3국 정상회의는 지역 내 협력 강화에 대한 바람을 시사한다"며 "이번 기간 중 회의들은 동북아 지역의 많은 지정학적 문제보다는 3국간 협력을 개선하는 것에 주안점을 둘 전망"이라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