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터널 입구에 '꾀끼깡꼴끈' 대형 문구 설치 논란... 시, "즉각 시정조치"

2024-05-23 16:55
부산시설공단, 박 시장 시무식 발언, 도시미관용으로 채택
시설공단, '안전보다, 시(市)향해 딸랑딸랑~'
"황당하다"는 반응 이어져... 시 "사전 보고 받지 못해, 적절치 않아"

부산의 한 터널 입구 상단에 뜻을 알기 어려운 '꾀·끼·깡·꼴·끈'이라는 문구가 설치돼 논란이 일어나고 있는 가운데, 부산시가 '즉시 시정조치, 혼란없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사진=온라인커뮤니티 캡쳐화면]
부산의 한 터널 입구 상단에 설치된 '꾀·끼·깡·꼴·끈'이라는 대형 문구가 논란을 일으키자 부산시가 즉시 시정 조치를 하겠다는 입장을 23일 밝혔다.

부산시설공단에 따르면 공단은 지난 21일 부산 도시고속도로 대연터널 입구에 공공디자인 개선 사업의 일환으로 '꾀·끼·깡·꼴·끈'이라는 문구를 설치했다.

이 문구는 박형준 부산시장이 지난 1월 2일 시무식에서 공직자가 가져야 할 5가지 덕목으로 제시한 내용으로, "공적 선의를 가진 존재로서 우리의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해선 꾀(지혜), 끼(에너지·탤런트), 깡(용기), 꼴(디자인), 끈(네트워킹)이 필요하다"고 언급한 것을 인용한 것이다.

그러나, 이 문구는 시민들에게 정확한 뜻이 전달되지 않아 부적절 논란이 일었다. 이에 부산시는 23일 오후 입장문을 통해 “불필요한 일로 시민들에게 걱정을 끼쳐 송구하다”며, “시는 물론 시 산하 기관들이 업무처리를 해나갈 때 시민 눈높이에 맞는지부터 세심히 살필 것을 당부하겠다”고 밝혔다.

시는 해당 대형 문구 설치에 대해 해명하면서, 부산시설공단이 노후 시설물의 미관을 개선하고자 3월 7일 디자인경영위원회를 발족하고 총 5차례에 걸쳐 아이디어를 제시한 과정에서 해당 문구가 시범적으로 도입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시는 언론 보도를 통해 이 상황을 접하고, 즉시 시설공단 측에 경위 조사와 함께 해외 출장 중인 박형준 시장에게 보고했다고 전했다.

박형준 시장은 "안전이 중요시되는 고속도로 터널 위에 저러한 문구를 설치하는 것은 적절치 않은 일이다”며, “사전에 보고받지 못해 미리 막지 못한 것은 안타깝지만, 즉각 시정 조치하여 혼란이 없도록 하라”고 지시했다고 시는 설명했다.

한편,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황당하다"는 반응과 함께 해당 문구의 사진이 올라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