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끌고', 제네시스 '밀고'...글로벌 완성차 빅5 수익성, 현대차가 원톱

2024-05-13 08:32

[사진=아주경제 DB]

글로벌 완성차 '빅5'의 1분기 실적이 공개된 가운데 현대차그룹 영업이익이 처음으로 폭스바겐그룹을 넘어 2위에 안착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현대차그룹은 빅5 가운데 가장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며 수익성 측면에서 도요타를 제치고 글로벌 1위에 올랐다.
 
◆진격의 '현대차그룹'···글로벌 매출 톱3·수익성 2위 안착

12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완성차 업체 1~5위의 올 1분기 실적을 분석한 결과 현대차그룹(현대차·기아·제네시스)은 1분기 매출액 66조8714억원, 영업이익 6조9831억원을 기록해 톱3에 안착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그룹 가운데 현대자동차의 1분기 매출액은 40조658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6% 증가했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조5574억원을 기록해 소폭(-1%) 감소했다. 기아의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26조2129억원, 3조4257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각각 10.7%, 19.2% 증가했다. 영업이익률 기준 분기 최대 실적이다.
 
글로벌 1위인 도요타그룹은 올해 1분기에 해당하는 2023회계연도 4분기에 매출 11조726억엔(약 97조5400억원), 영업이익 1조1126억엔(약 9조8000억원)을 거뒀다.
 
2위인 폭스바겐은 올해 1분기 매출 754억6000만 유로(약 111조5500억원), 영업이익 45억9000만 유로(약 6조7800억원)를 기록했다.
 
5위는 GM그룹으로 1분기 매출 430억1400만 달러(약 59조원), 영업이익 37억3800만 달러(약 5조1000억원)로 집계됐다. 르노-닛산-미쓰비시 얼라이언스는 매출과 영업이익 액수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판매량(169만9000대)과 합산 영업이익률(약 4.3%), 판매단가 등을 고려하면 4위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를 종합하면 기업 수익성을 나타내는 지표인 영업이익(원화 환산)에서 현대차그룹은 폭스바겐그룹을 제치고 글로벌 완성차 톱2위로 올라섰다. 분기 기준 영업이익이 폭스바겐그룹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아 '하드캐리', 글로벌 1위 도요타도 추월 

특히 영업이익률에서는 현대차그룹이 글로벌 1위인 도요타도 제치고 빅5 중에서 가장 높은 수익성을 보였다. 
 
현대차(제네시스 포함)의 올 1분기 영업이익률은 8.7%로 같은 기간 기아의 영업이익률(13.1%)과 합산하면 10.4%를 기록했다. 이는 업계 1위인 도요타그룹 영업이익률 10.0%를 넘어서는 수치이자 GM그룹(8.7%), 폭스바겐그룹(6.1%), 르노-닛산-미쓰비시(4.3%)를 모두 앞지른 수치다.
 
수익지표가 다른 대중 브랜드에 비해 높은 고급 브랜드 BMW(11.4%)와 메르세데스-벤츠(10.7%)에 비해서는 소폭 뒤지지만 기아가 올해 1분기 이를 넘어서는 13.1%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것을 고려하면 수익성 면에서 세계 최고 수준을 나타낸 셈이다. 현대차그룹이 과거 가성비 브랜드 이미지를 벗고 고수익 브랜드로서 입지를 강화하는 모습이다.
 
자동차업계는 올해 글로벌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 신흥국 위주 거시 경제 불확실성 등으로 미래 경영 환경이 녹록지 않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여기에 경기 침체에 따른 판매 둔화, 업체 간 경쟁 심화에 따른 판매 비용 확대, 전기차 캐즘(일시적인 수요 둔화) 등도 리스크를 가중시키는 요인이다.
 
현대차그룹은 1분기 실적에 안주하지 않고 전기차 전용 브랜드 확대, 신규 하이브리드 모델 보강, 생산 효율 극대화 등을 통해 올해 수익성 방어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현재 자동차 시장은 전기차 침체, 하이브리드 강세, 공급 정상화 등 다양한 외부 변수에 의해 변동성이 큰 상황"이라며 "고금리, 환율 변동성, 지정학적 리스크 등 기업을 둘러싼 거시경제 불확실성과 자동차 시장 내 브랜드 경쟁 격화로 피크아웃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지만 상품 자체 경쟁력, 생산 대체 능력, 원가 경쟁력 등을 바탕으로 올해도 고수익 구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