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소멸 해결책] "바닷가 한달 살기 해볼까"... 체류인구 늘릴 답 '관광산업'서 찾는다
2024-05-08 15:52
전국 '인구소멸 위험지역' 10년 새 2배 증가
도시 쏠림현상, 국내 총인구 86% 도시 거주
지자체, 체류인구 늘려 지역 경제 활성화
도시 쏠림현상, 국내 총인구 86% 도시 거주
지자체, 체류인구 늘려 지역 경제 활성화
'노인과 바다'
헤밍웨이 소설이 아니다. 부산에 거주하는 청년들이 부산을 정의하는 두 단어다. 부산에 노인과 바다밖에 남지 않았다는 우스갯소리로 부산의 인구가 고령화에 접어들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8일 통계청에 따르면 부산은 이미 2021년 65세 인구가 전체 인구 수의 20%를 돌파하며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특히 광역시 중 가장 먼저 초고령사회로 분류됐다.
◆'인구소멸 위험지역' 10년 새 2배 증가
국내 도시 쏠림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지난해 기준 국내 총인구의 85.9%가 인구 20만명 이상인 도시에 거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 조사 결과 인구소멸 위험지역은 지난 2010년 기준 61곳에서 2023년 119곳으로 대폭 늘었다. 10여년 새 2배가량 증가한 것이다. 인구소멸 위험지역은 20~39세 여성 인구 수를 65세 이상 인구 수로 나눈 값인 위험지수가 0.5 미만인 곳을 뜻한다.
사실상 수도권과 주요 광역시를 제외하면 체류 인구가 지속해서 빠져나가면서 '지역 소멸'의 위기에 봉착한 셈이다.
교육과 소득 수준이 높아지면서 사람들은 양질의 교육을 받기 위해 혹은 직장 문제로 수도권으로 지속적으로 빠져나갔다. 최근 몇 년 새 비수도권 지역 인구가 감소하는 지방소멸에 그치는 것이 아닌, 수도권 일부와 광역시 인구까지 번져나가고 있다.
'지방소멸'을 넘어 더 넓은 개념인 '지역소멸'로 사태가 악화하고 있다. 지역경제의 미래 주역인 청년들이 유출되면 지역 생산 인구 감소와 소비력 저하로 이어진다. 이는 전체적인 지역 경제를 위축시키는 원인이 된다.
지역인구감소는 쉽사리 풀리지 않는 숙제다. 행정안전부는 지방자치분권 및 지역균형발전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89개 시군구를 인구감소지역으로 지정했다. 경기 가평·연천, 부산 동구·서구·영도구, 인천 강화·옹진 등은 지속적인 인구 유출이 발생하고 있다.
◆체류인구 늘려 지역소멸 막는다
지자체에서는 관광자원을 활용해 체류 인구를 늘리기 위해 '워케이션(휴가지 원격근무)'이나 '한달 살기' 등 장기 체류 인프라 확대에 나섰다. 정부는 '지방소멸대응기금'을 지원하거나 관련 부처와 연계해 지역소멸 대응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관광 인프라를 구축해 1일 이상 머무르는 '체류인구'를 늘리거나 지역 특화 산업을 개발해 청년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는 것 등이다.
현재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소멸위기지역에 생활인구를 늘리는 방안으로 '디지털 관광주민증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현재 15개 지역 300곳의 관광지에서 숙박, 식음 관람, 체험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행정안전부는 인구 감소로 인한 지방 소멸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이달 16일까지 '고향올래(GO鄕All來)' 사업을 공모해 총 200억원을 지원한다 공모 분야는 △두 지역 살이 △로컬유학 △로컬벤처 △워케이션, 은퇴자 마을 등 5개다.
최근 '한달 살기', '일주일 살기' 같은 장기 숙박이 여행 트렌드로 자리 잡으면서 지자체에서는 체류인구를 늘리기에 나섰다. 한달 살기 플랫폼 리브애니웨어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일주일 살기와 한달 살기 예약 고객이 154% 이상 늘었다.
강원 홍성군은 농촌 마을과 자연환경 문화자원을 활용해 '놀·일·터' 워케이션 공간을 구축했다. 독립형 오피스 6개 동과 공용 회의실, 체험 공방, 한옥형 숙소 등 워케이션 시설을 만들었다.
전남도에서는 2012여수세계박람회장 국제관에 제1호 전라남도 블루워케이션 센터를 열었다. 원격근무에 용이한 시설 환경을 갖췄고, 2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워케이션 거점 오피스다. 이외에도 제주·부산·충남·강원·경북 등 전국 각지에서 워케이션 인프라 구축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관광업계 관계자는 "장기간 합리적인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는 숙소가 많아진 것과 더불어 휴가와 업무를 함께하는 '워케이션'이 가능해지면서 이러한 장기 숙박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면서 "워케이션이 단순한 휴가지에서 일을 하는 개념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체험 요소 등 주변 인프라까지 뒷받침된다면 더 많은 체류인구를 양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