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보유액 한달새 8조 증발…강달러發 환율 방어 영향
2024-05-07 06:00
한은 '2024년 4월 말 외환보유액' 발표
올 4월, 원·달러 사상 4번째 1400원 기록
强달러 대응에 외화예수금 크게 하락
올 4월, 원·달러 사상 4번째 1400원 기록
强달러 대응에 외화예수금 크게 하락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이 지난달에만 8조원 이상 증발했다. 4월 들어 원·달러 환율이 사상 4번째로 1400원을 터치하는 등 미국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자 외환당국이 시장 안정화 조치에 나선 결과로 풀이된다.
한은은 "과거 경제 위기와 비교했을 때 건전성 지표 및 국내 펀더멘털(기초 체력)이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외환보유액 감소세 전환, 예치금 117억 달러 감소
올해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은 미 달러화 강세로 앞선 1월(-43억9000만 달러)과 2월(-3000만 달러) 연속 감소했다. 3월(35억1000만 달러)에는 외화예수금과 외화자산 운용수익이 늘면서 석 달 만에 증가세로 전환됐지만 4월 들어 다시 하락했다.
실제 지난해 말 1288원 수준이던 원·달러 환율은 올해 1월 평균 1320원대를 기록하다가 2월 1330원대로 올랐다. 4월 들어서는 사상 네 번째로 장중 1400원을 돌파하는 등 평균 1370원대로 치솟았다. 외환시장이 급박하게 돌아가자 지난달 16일 외환당국은 1년 7개월 만에 구두개입에 나선 바 있다.
외환보유액은 상품별로 유가증권 3706억1000만 달러(89.7%), 예치금 188억5000만 달러(4.6%), SDR 146억4000만 달러(3.5%), 금 47억9000만 달러(1.2%), IMF포지션 43억7000만 달러(1.1%) 등이다.
한은은 "3월 말에는 BIS 비율 준수를 위해 외화예수금이 일시적으로 증가했다"면서 "4월에는 분기 말 효과가 소멸하면서 금융기관의 외화예수금이 감소하면서 외환보유액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세계 9위 유지···한은 "과거 경제위기 때보다 양호"
다만 한은은 현재 한국의 외환보유액은 국내총생산(GDP)의 25% 수준으로 2020년 기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17.5%)을 상회해 외부 충격에 대응하는 데 부족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보유액 대비 단기외채 비중과 경상지급액 대비 보유액 등 건전성 지표가 과거 경제위기 때와 비교했을 때 양호한 수준이라는 것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74%였던 단기외채 비중은 2022년 레고랜드 사태 때 39.4%, 올해 2월에는 31.3%로 낮아졌다. 경상지급액 대비 보유액도 2008년 말 4.4개월, 2022년 말 5.9개월에서 2024년 2월 6.1개월로 늘었다.
한은은 "환율이 급등했던 2022년 9월과 비교했을 때도 소비자물가상승률, 경제성장률, 경상수지 등 현재 국내 경제의 펀더멘털은 안정적이며 외채 및 외환보유액도 안정적 수준을 유지 중"이라고 밝혔다.
현재 캐나다, 스위스 등 8개국과 양자 통화스와프 계약,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3국(한·일·중)과 다자 계약이 체결돼 있는 점도 외화 안전망이 한층 강화됐다는 것을 방증한다.
한은은 "현 외환보유액에는 국민연금과의 통화스와프 자금이 제외돼 있는데 이 자금은 만기 시 전액 환원되기 때문에 향후 외환보유액 증가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