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K5로 서울~충남 왕복이 2만원도 안된다고?…LPG 입은 하이브리드의 매력

2024-05-06 14:08

K5 LPG 하이브리드 개조 차량 외관 [사진=김혜란 기자]

액화석유가스(LPG) 차는 국내 승용차 역사에서 빛을 본 기간이 짧다. 과거 LPG차는 택시·장애인·국가유공자 등에 한해 허용됐었고, 2019년 관련법이 바뀌면서 누구나 살 수 있게 됐지만 별다른 힘을 받지 못했다. 정부의 친환경차 정책이 전기차 우선 보급으로 전환되면서다.

그러나 LPG 업계에도 기회가 왔다. 보조금 축소 이슈와 충전 인프라 등의 문제가 전기차의 발목을 잡은 것이다. 이런 틈새를 노려 'LPG 하이브리드'라는 새 시장이 등장했다. 아직은 시범 단계지만, 최근 민간 협동으로 하이브리드 차에서 가솔린 탱크를 떼어내 LPG 탱크로 바꾸는 개조 사업이 진행 중이다. 

LPG 하이브리드는 △경제성 △주행 성능 △친환경 등 삼박자 효과를 갖추면서 LPG와 전기 모터 각각의 장점만을 살렸다는 평가다. 

LPG 개조 사업은 경제성·환경성 평가에 용이한 택시부터 시범 사업에 들어갔다. 지난달 19~20일 시범 운행 중인 'K5 LPG 하이브리드 2.0' 타고 서울과 충청남도 일대를 직접 주행해 봤다. 
 
서울 시내의 LPG 충전소에 세워진 K5 LPG 하이브리드 개조 차량  [사진=김혜란 기자]
 
K5 LPG 하이브리드 개조 차량 충전 후 결제 화면 [사진=김혜란 기자]
만족스러웠던 점은 단연 '가성비'였다. 이틀간 330여㎞ 구간을 달린 결과 가득 찼던 연료 게이지는 반으로 줄었다. '완충'을 하고 난 뒤 지불한 금액은 1만9000여원이었다. 일반 내연기관 차였다면 5만원에 육박했을 금액이었다.

연간으로 따지면 경제성이 도드라진다. 6일 전국 평균 기준 LPG의 연료단가는 970.50원으로, 휘발유 1712.78원의 57% 수준이다. 연간 유류비(1만5000km 운행·시험 연비 15.8㎞/ℓ 기준) 계산 시 K5 LPG 하이브리드 모델은 약 92만원으로 동급의 가솔린 하이브리드보다 49만원가량 저렴하다.
 
K5 LPG 하이브리드 개조 차량 내부. 순간 연비가 22.7㎞/ℓ를 가리키고 있다.  [사진=김혜란 기자]
LPG차는 연비가 낮다는 편견도 깨졌다. 이틀간의 주행거리(약 330㎞)와 연료 사용량(약 19ℓ)을 단순 계산하면 연비는 17㎞/ℓ에 이른다. K5 가솔린 하이브리드의 복합연비인 18.2㎞/ℓ에 준한다. 일부 고속도로 구간에서는 순간연비가 22.7㎞/ℓ를 기록할 만큼 연비가 좋았다.

꾸역꾸역 고개를 넘던 LPG 트럭에 대한 인상이 뇌리에 남았던지, 시골 오프로드를 달릴 때는 살짝 긴장하기도 했다. 언덕길에 차가 뒤로 밀린다거나, 언덕 위에서도 급가속하는 일이 없었다. 기대 이상의 동력 성능은 시내 주행과 고속도로에서 가감 없이 발휘됐다. 고속도로 주행 보조(HDA)를 비롯해 각종 주행보조장치가 잘 갖춰진 덕이었다.

트렁크 안에는 골프백 2개가 무리 없이 들어갈 정도로 수납 실용성도 나쁘지 않았다. 주행 중 2열에 앉았을 때 레그룸도 넉넉했고, 정숙성과 승차감도 기대 이상이었다. 전기 택시만 타면 멀미가 난다는 사람들이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승객의 입장에서도 택시용 LPG 하이브리드 차 보급이 반가울 거란 생각도 들었다.
 
K5 LPG 하이브리드 개조 차량 후면 [사진=김혜란 기자]
시범사업을 주관하는 대한LPG협회는 친환경차로서의 매력에 대해 강조한다. 협회에 따르면 LPG 하이브리드 온실가스 배출량은 79g/㎞다. 이는 동급의 가솔린 하이브리드 배출량 87g/㎞ 대비 9% 이상 개선된 수치다. LPG 연료를 사용하는 덕에 미세먼지(PM10)와 질소산화물(NOx)을 적게 배출하는 것도 장점이다. LPG차의 질소산화물 배출량은 0.006g/km로, 경유차 배출량 0.560g/km의 93분의1에 불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