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사기 특별법, 본회의 부의…찬성 176명·반대 90명
2024-05-02 16:39
피해자 '선구제 후구상'이 핵심
민주당 "고통받는 임차인 실질 지원"
민주당 "고통받는 임차인 실질 지원"
국회는 2일 본회의를 열고 '전세사기피해자 지원 및 주거 안정에 관한 특별법'(전세사기 특별법) 개정안을 국회 본회의에 부의하기로 결정했다. 안건은 재석 268명 중 찬성 176표, 반대 90표, 무효 2표로 가결됐다. 부의는 본회의에서 안건을 심의할 수 있는 상태가 됐다는 걸 의미한다.
개정안은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관이 전세사기 피해 주택의 보증금 반환 채권을 매입해 피해 임차인을 우선 구제해주고, 추후 임대인에게 구상권을 청구해 비용을 보전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
앞서 민주당 등은 야권은 지난 2월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국민의힘 퇴장 속 해당 개정안의 본회의 직회부 안을 단독 의결한 바 있다. 국회법은 입법안이 법사위에 계류된 지 60일 이상 지나면 소관 상임위원회 재적위원 5분의 3 이상의 찬성으로 본회의 부의를 요청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또 직회부 요구가 있고 난 뒤 30일 이내에 여야 합의가 없을 경우 이후 처음 열리는 본회의에서 부의 여부를 묻는 무기명 투표를 하도록 한다. 본회의로 부의된 법안이 상정되려면 국회의장이 교섭단체 대표와 합의해야 한다.
민주당은 만약 여당과 합의가 되지 않을 경우 이달 말 본회의를 열어 개정안 상정 여부 투표를 진행한 뒤 처리를 강행하는 방안을 추진할 전망이다.
민주당 소속 김민기 국토교통위원장은 이날 부의 요구를 설명하는 자리에서 "전세사기로 고통받는 임차인을 실질적으로 지원하는 민생법안"이라고 설명했다. 홍익표 원내대표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전세사기) 피해자 중 70% 이상이 20·30세대"라며 "젊은 세대들이 사회적 경험이 없는 상태에서 전세사기 피해를 많이 봤는데, 이분들에 대한 구제책이 포함된 안을 오늘 의결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반면 국민의힘은 모든 사기 피해자에게 현금 지원을 할 수 없고, 현실적으로 수용하기 어려운 지원책이라며 개정에 반대 중이다. 이 때문에 개정안이 통과되더라도 여야 합의되지 않은 법안이라는 점을 근거로 윤석열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편 이날 본회의에선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 특별법'이 재석 259명에 찬성 256표 기권 3표로 가결됐다. 법안은 국민의힘에서 '독소조항'이라 주장했던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의 직권 조사 권한 및 압수수색 영장 청구 의뢰권을 삭제한 것이 핵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