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디스카운트를 해소하고 자본시장 선진화를 위해 마련된 '밸류업 가이드라인' 초안이 베일을 벗었다. 기업 자율적으로 중장기 성장 방향과 계획을 연 1회 공시하면 세금 감면, 감사 유예 등 혜택을 주고 별도로 불이익은 주지 않기로 했다.

2일 금융당국과 유관기관은 여의도 한국거래소 서울사옥에서 '기업 밸류업 지원 방안 2차 세미나'를 열고 기업가치 제고 계획 가이드라인을 공개했다.

기업들이 자율적으로 중장기 성장 방향과 계획을 정한 뒤 연 1회 공시하게 되는 '기업가치 제고 계획'에는 △기업 개요 △현황 진단 △목표 설정 △계획 수립 △이행 평가 △소통 등 항목이 실린다. 

우선 기업 개요는 기존 사업보고서상에 기재된 '회사의 개요' 항목과 동일한 내용이 포함된다. 현황 진단 역시 사업보고서에 기재된 '사업의 내용'과 비슷하지만 다양한 재무·비재무 지표들 중 중장기적인 가치 제고 목적에 부합하는 핵심 지표를 추가한 것이 특징이다. 

재무지표는 주가순자산비율(PBR)과 주가수익비율(PER) 등 시장평가와 함께 자기자본이익률(ROE), 투하자본이익률(ROIC), 자기자본비용(COE) 등 자본 효율성, 매출·이익·자산증가율 등을 아우르는 성장성 등 다각적인 지표가 제시된다. 

지배구조와 관련한 일반주주 권익 제고, 이사회 책임성, 감사 독립성 등 비재무지표도 포함해 투자자들이 회사의 현 상황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 

목표 설정에서는 기업들이 세운 중장기 목표를 제시하게 된다. 계획 수립에서는 기업들의 사업 포트폴리오 개편을 포함해 투자자 관심이 많은 자사주 소각, 배당 등 주주환원 계획을 포함해야 한다. 

이행 평가에는 기업 스스로 판단한 달성 여부와 보완 사항 등을 담는다. 끝으로 소통 단계에서는 기업의 내재가치를 제대로 평가하기 위해 필수적인 요소라는 점에서 소통 현황과 향후 계획, 실적 등이 설명되고 해외 투자자를 위한 영문 공시, 주주총회 문화 개선 등이 포함될 수 있다.

기업가치 제고 계획 수립과 발표는 기업 자율에 맡긴다. 제시한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을 때는 정정공시를 통해 수정·보완된 내용을 게재하면 된다. 논의 과정에서 제기됐던 목표 미달성 시 불성실공시법인 지정건은 제외됐다. 기업들에 불이익 대신 인센티브만 주겠다는 의도를 명확히 해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정부와 금융당국은 최종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쳐 이달 중 제정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종전 공시가 기업의 '과거와 현재'를 이야기했다면 기업가치 제고 계획은 미래를 적극적으로 설명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기업 스스로 가치를 제고하고 성장하며 시장과 소통할 수 있는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상장기업들이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고 중장기적으로 꾸준히 우상향하는 모습을 보일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