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중국 전기차 공세에...국내 완성차 업계 대책마련해야

2024-05-03 13:08

한국 자동차 업계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국내 산업계를 흔들고 있는 중국의 공세가 자동차 업계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 전기차 브랜드 BYD가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국내 승용 전기차 시장을 계속해서 노린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최근 BYD코리아는 홍보대행사를 바꾸고 업계의 유능한 인력들을 모집하는 등 사세 확장에 나섰다. 베이징 모터쇼와 '국제e-모빌리티엑스포'에 참석해 달라진 중국 전기차의 위세를 보여주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정부는 체계적으로 전기차 시장 성장을 위한 정책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왔다"며 "초기 10년간은 친환경 차 보조금과 세액공제, 배기가스 통제로 정책을 이어오다가 5년 전부터는 시장 자체적으로 수요를 증대할 수 있는 투트랙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BYD가 국내 승용 전기차 시장에 곧 진출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BYD는 본래 한국 상용차 시장에 진출한 기업이었다. 2016년 BYD코리아를 세워 전기버스, 전기트럭 등을 판매하며 상용 시장에서 영역을 넓혀왔다. 그러다 승용 전기차 시장이 커지자 새로운 영역을 넘보고 있다.

국내 자동차 업계는 긴장하는 모습이다. BYD는 지난해 세계에서 전기차를 가장 많이 판매한 브랜드이기 때문이다. BYD는 지난 한 해 동안 전기차를 300만대 이상 판매하며 급격한 성장세를 보였다. 당장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전기차 판매량이 급격히 줄진 않겠지만 BYD가 저렴한 가격으로 들어와 국내 전기차 시장의 가격대를 낮춰 버릴 수도 있다.

이에 비야디와 현대차그룹의 치열한 경쟁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제56기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EV 경쟁사의 공격적인 가격 인하 정책으로 원가 경쟁력 확보 경쟁이 심화하고 있다"며 "어려운 외부 환경 속에서도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다지겠다"는 경영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비야디의 가격 경쟁 전략에 강력하게 대응하겠다는 태도다.

최근 저가형 전기차들이 계속해서 등장하고 있지만 국내 시장엔 아직 영향력이 큰 모델이 없다. 이런 상황에 BYD의 전기차가 낮은 가격과 긴 주행거리로 들어온다면 소비자들의 마음은 움직일 수밖에 없다. 아직도 한국 소비자들에게 '중국산'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남아 있지만 저렴한 가격에 성능까지 더 해진다면 소비자들의 선택은 언제든지 바뀔 수 있다.

따라서 현대차를 비롯한 국내 기업들이 확실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방심하거나 예방책을 세워 놓지 않으면 다른 산업계들처럼 중국산 공세에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못할 것이다. 기업, 정부, 노동계 너나없이 비용, 속도 면에서 중국 차 공세에 맞설 대책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사진=김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