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선수 오재원, 첫 재판서 필로폰 투약 인정..보복 협박은 부인

2024-05-01 16:05
직업 묻자 "야구학원 선생님이었는데 현재 무직"

마약 투약 혐의를 받는 오재원씨가 지난달 29일 서울 강남구 강남경찰서에서 검찰 송치를 위해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마약을 상습 투약한 혐의로 기소된 야구 국가대표 선수 출신 오재원씨가 법정에서 필로폰 투약 혐의를 인정했다. 다만 자신을 신고하려 한 지인을 협박한 혐의는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8부(한대균 부장판사)는 1일 특정범죄가중법 위반(보복 협박 등), 마약류관리법 위반(향정), 특수재물손괴, 사기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오씨에 대해 첫 공판기일을 열었다. 

오씨는 녹색 수의를 입고 마스크를 쓴 채 법정에 모습을 드러냈다. 재판부가 피고인 확인 절차를 위해 직업을 묻자 그는 "야구학원 선생님이었는데, 지금은 무직"이라고 답했다.

그는 필로폰 투약, 수면제 대리 처방 등 마약류 관련 혐의는 모두 인정했다. 하지만 함께 기소된 공동피고인이자 보복 협박 피해자인 A씨에 대한 혐의는 인정하지 않았다. 

오씨 변호인은 "보복 협박을 제외한 나머지 공소사실에 대해 자백한다"고 말했다. 재판부가 "보복 목적의 협박을 부인한다는 취지가 사실 자체를 전부 부인 하는 것이냐"라고 묻자 변호인은 "사실 자체가 없다"고 언급했다. 

재판부는 다음 달 11일 오씨에게 폭행·협박을 당한 피해자로 공소장에 명시된 A씨에 대해 증인 신문을 할 예정이다. A씨는 오씨와 필로폰을 투약한 혐의 등으로 함께 기소된 공범이기도 하다.

오씨는 2022년 11월부터 2023년 11월까지 A씨와 함께 약 1년간 총 11차례에 걸쳐 필로폰을 투약하고, 지인의 아파트 복도 소화전에 필로폰 0.4g을 보관한 혐의를 받는다. 

지난해 1월부터 올해 3월까지 89차례에 걸쳐 지인 9명에게서 향정신성의약품인 스틸녹스정(졸피뎀 성분 수면유도제) 2242정을 수수하고, 지인 명의를 도용해 스틸녹스정 20정을 구매한 혐의 등도 받고 있다. A씨가 투약 사실을 경찰에 신고하려 하자 그의 휴대전화를 망치로 부수고 멱살을 잡는 등 협박한 혐의도 받는다.

한편 오씨는 2007년부터 2022년까지 16년간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에서 뛴 프로야구 선수 출신이다.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2015년 WBSC 프리미어12, 2017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활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