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싸움' 난 아워홈…직원들이 구지은 대표 힘 싣는 까닭은

2024-04-24 15:48
-아워홈, 연 매출 2조원 앞두고 집안 싸움
-노조, 구지은 부회장 경영 체제 유지 주장
-사내이사 선임 구미현씨 부부, 경영 경험無
-구 부회장 체제서 아워홈 역대 최대 실적

구지은 아워홈 부회장 [사진=아워홈]

종합식품기업 아워홈이 연 매출 2조원을 목전에 두고 집안 싸움을 벌이고 있다. 아워홈 창업자 고(故) 구자학 회장 장남 구본성 전 부회장과 장녀 구미현씨가 연대해 막내 구지은 부회장을 이사회에서 밀어내면서다. 이런 상황에서 아워홈 노동조합이 구 부회장을 지지하는 입장을 밝히면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24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한국노총 전국식품산업노동조합연맹 아워홈 노조는 최근 성명을 통해 구 전 부회장과 구미현씨를 규탄하며 구 부회장 경영 체제를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경영에 무지한 구미현, 이영렬 부부는 이사직 수용을 즉시 철회해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이달 17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구미현씨가 구 전 부회장 편에 서면서 구 부회장 사내이사 재선임 안은 부결됐다. 이에 구 부회장 사내이사 임기는 오는 6월 3일에 종료된다.

아워홈 노조가 구 부회장쪽에 힘을 실어주는 이유는 현 경영체제를 더 신뢰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특히 사내이사로 선임된 구미현씨 부부는 지금까지 기업 경영 경험이 없다. 구미현씨는 전업주부로 그동안 아워홈 경영에 직접적으로 관여한 바가 없는 데다 그의 남편인 이영렬 전 한양대 의대 교수도 마찬가지다.

반면 구 부회장 체제에서 아워홈은 지난해 매출 1조9835억원·영업이익 943억원의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하지만 구 부회장은 형제자매 다툼에 경영권을 잃을 위기에 처했다.

또 구 전 부회장 경영 능력 부재도 아워홈 노조가 구 부회장 손을 들어준 이유 중 하나로 보인다. 지난 2020년 구 전 부회장 체제에서 아워홈이 창사 이래 첫 적자를 기록한 바 있기 때문이다. 영업손실 규모는 93억원이었다. 하지만 아워홈이 적자를 낸 상황에도 구 전 부회장은 배당으로 299억원을 수령해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아워홈 노조는 이 같은 이유로 가족 간 경영권 분쟁에서 구 부회장 지지 행보를 보이고 있다. 노조는 "우리 주권이 살아있는 일터를 양심의 가책도 없이 명분 없는 경영권 분쟁이 절대 원하는 대로 흘러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경고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기본적인 노동권을 사수하고 끝까지 투쟁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회사 성장에 전혀 관심이 없고 본인 배만 불리는 구 전 부회장은 대주주로서 자격이 없다. 모든 도의적 책임을 지고 본인 주식을 즉각 매각해야 한다"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