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매각 위기' 틱톡, 임원 해고 등 차후 대응 조율

2024-04-22 16:01
'틱톡금지법' 상원 통과 눈 앞...통과 시 1년 내 美 사업 접어야
美 '국가 안보' 이유로 틱톡 압박...틱톡·中 "표현의 자유 짓밟아"
'표현의 자유 침해' 위헌성 다툴 듯...통과 뒤 中매각 반대 가능성↑

[사진=AFP·연합뉴스]


틱톡금지법이 20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하원을 통과한 가운데 틱톡 측의 대응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중국계 숏폼(짧은 동영상) 앱 틱톡은 해당 법안이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것이라며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중국 역시 "증거도 없이 탄압한다"며 반발해 왔던 터라 향후 추가적인 공방이 오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틱톡은 미국 정부와 소통을 맡았던 임원의 해고를 준비하는 등 차후 대응에 나섰다.

이날 미 하원은 틱톡의 매각을 강제화하는 법안을 압도적 찬성 속에 통과시켰다. 법안이 시행될 경우 틱톡 모회사인 중국 기업 바이트댄스는 270일(90일 연장 가능) 이내로 틱톡의 미국 사업권을 팔지 않으면 미국 내 서비스를 금지당한다. 하원을 통과한 법안은 이번 주 중 상원에서 표결에 들어갈 전망이다. 의회 내에 강력한 반대 움직임이 없는 터라 이변이 없다면 통과가 유력하다.

미국 정치권은 바이트댄스가 사실상 중국 정부 영향을 받는다며 '국가 안보'를 이유로 틱톡을 압박했다. 미국은 중국 정부가 틱톡의 미국 사용자 정보를 넘겨받아 허위 정보를 유포하고 선거에 개입할 수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틱톡은 21일 성명에서 "미 하원이 중요한 대외. 인도적 지원을 명분으로 미국인 1억7000만명의 표현의 자유를 짓밟는 법안을 다시 한번 강행한 것은 유감"이라고 밝혔다. 틱톡은 미국 내 이용자 정보를 외부와 공유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그럴 일이 없다고 강조했다. 또한 중국 측은 바이트댄스가 미국 법률에 따라 등록된 합법적 기업이라며, 미국이 증거도 없이 특정 기업을 탄압한다고 반발해 왔다.

이번 법안이 공식 효력을 발휘할 경우 틱톡의 대응책에도 눈길이 모아진다. 우선 틱톡 역시 법정대응을 논의하는 걸로 알려졌다. 틱톡의 최고경영자(CEO) 추쇼우즈는 지난 3월 "법적 권리를 행사하겠다"며 법정 다툼 의지를 드러냈다. CNN에 따르면 틱톡과 여러 시민사회 단체는 이 법안이 틱톡 사용자의 합법적 정보에 접근할 수 있다는 수정헌법 제1조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해 '위헌'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법률 전문가들은 해당 법안이 "미디어에 접근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하는 수정헌법 제1조의 권리를 침해하며 실질적인 보상은 없다"고 분석했다고 CNN이 전했다. 법원에 이의제기가 되면 해당 법안의 효력은 일시적으로 차단될 수 있다. 다만 법원이 효력 정지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틱톡은 법안 내용대로 사업 정리를 준비해야 할 수도 있다고 CNN은 덧붙였다.

하지만 실제로 틱톡을 매각하는 것도 쉽지는 않을 전망이다. 틱톡의 모회사인 바이트댄스는 중국법을 적용받고 있는데, 중국 정부가 매각에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당국은 그동안 이용자들을 틱톡에 묶어두는 영상 추천 등 알고리즘 기술을 규제 대상에 포함해 관련 기술 매각 시 당국의 허가를 받도록 했다.

이런 와중에 틱톡은 내부 전열을 가다듬고 있는 모양새다. 틱톡이 미국 정부와 소통 역할을 맡았던 핵심 임원을 해임하는 것을 고려 중이라고 21일 블룸버그 통신이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틱톡의 모회사 바이트댄스는 자사의 미국 법률고문이었던 에릭 앤더슨의 해임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년간 미국 정부에 틱톡 관련 우려를 불식시키는 역할을 맡았던 그는 이번 강제매각법 통과를 막지 못한 책임으로 자리에서 물러날 계획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