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차전지에 물린 연기금 1.6조 손실… 증권가 "바닥 지나는 중"

2024-04-22 06:00
1분기 증시 급등에 연기금은 손실
하반기 전세계 전기차 확대 가능성
출하량·수익성 개선 '양극재' 주목

[그래픽=아주경제]

1분기 국내 주가지수는 급등했지만 이차전지 주가 폭락으로 국민연금의 주식 평가액은 급감했다. 1분기 실적 발표 기간을 앞둔 가운데 이차전지 업종의 주가 반등 가능성에 투자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1일 증권가는 이미 주가가 빠질 대로 빠진 이차전지 업종이 1분기 실적 발표 장세를 거치면서 반등할 것으로 전망한다. 현 주가가 이미 저점을 지났고 지난해 말 급감한 실적이 1분기 들어 회복하고 있어 긴 조정 구간을 마무리할 것으로 보고 있다.

1분기 말 기준 코스피는 연초 대비 2.88% 오른 2746.63, 코스닥은 3.02% 오른 905.5를 기록했다. 반면 이 기간 이차전지주 LG에너지솔루션은 8%, LG화학은 11%, 포스코홀딩스는 13.5%, 포스코퓨처엠은 13.8% 하락했다. 글로벌 전기차 수요 부진, 메르세데스-벤츠, 포드 등 완성차 업체들의 전기차 생산 속도 조절에 따른 출하량 감소 영향이 컸다.

이차전지주 주가 부진은 1분기 이후에도 이어져 연기금에 거액의 평가 손실을 야기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7일 기준 국민연금의 주식 평가액은 138조6238억원으로 작년 말 140조2793억원에서 1조6555억원(1.2%) 감소했다. 평가액 감소 종목 2~6위에 LG에너지솔루션, 포스코홀딩스, LG화학, 포스코퓨처엠, 삼성SDI 등 이차전지주가 포진했다. 이들 종목에 대한 국민연금 지분율은 작년 말과 같다.

증권가는 이달 1분기 실적 장세를 앞두고 이차전지 관련주의 반등 가능성을 진단하고 있다. SK증권은 지난 19일 보고서를 통해 포스코홀딩스의 1분기 실적이 무난한 수준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올해 철강 업황의 유의미한 개선은 힘들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리튬 가격 상승 및 이차전지 시장 투자심리 개선이 전제돼야 주가 상승이 가능할 것"이라고 봤다.

현대차증권은 지난 18일 보고서를 통해 삼성SDI의 전고체 전지 사업화 움직임을 분석하고 "시험용 샘플 20Ah 소형 셀을 대형화하고 양산 프로세스 확정 및 소재 조달을 구체화해 양산성 검증용 생산라인 건설을 준비하는 상황"이라면서 "전고체 전지 기술 리더십과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 점유율 상승 등 멀티플 재평가 요소가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또 19일 별도의 이차전지 산업 분석 보고서를 통해 1분기 저점 의견을 제시하고 유럽 대중국 관세 부과 및 유럽 업체들의 규제 대응, 미국의 GM 중심 신모델 출시와 가격 하락 등으로 하반기 전기차 판매 움직임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화투자증권은 지난 5일 공시된 LG에너지솔루션의 1분기 연결 실적 잠정치를 분석하면서 "1분기 주요 이차전지 업체들의 2분기 및 2024년 실적 컨센서스가 하향 조정될 것"이라며 "연간 전기차 판매량 및 실적 눈높이가 낮아진 후 분기별 상승 가시성이 올라오면 주가도 반등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포스코퓨처엠에 대해서도 "1분기 실적 발표 기간을 거치며 이차전지 업종의 연간 실적에 대한 눈높이는 하향 조정될 것으로 예상되나 그 이후 출하량과 수익성이 동시에 개선되는 양극재 업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전망했다.

전기차 시장조사업체 EV볼륨스에 따르면 2024년 전 세계 전기차용 이차전지 수요는 전년 대비 32.5% 증가한 941기가와트시(GWh)에 이르고, 2025년에는 올해보다 32.2% 늘어난 1244GWh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