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종양 극복한 우들랜드, 벤 호건 상받고 눈물 '펑펑'

2024-04-11 13:50
제50회 ISPS GWAA 어워드 만찬
뇌종양 우들랜드, 벤 호건 상 받아
4개월 만에 투어 복귀…성적은 좋지 않아
"죽음보다 무서운 것은 꿈을 이룰 수 없다는 것"

죽음의 문턱에서 돌아온 게리 우들랜드(미국)가 타구 방향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머리를 짧게 자른 한 선수가 무대 위에 섰다. 큰 덩치인 그는 덤덤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갔다. 차분하고 고요한 어투에 사람들은 귀를 기울였다.

자신이 느낀 공포를 묘사했다. 눈에서 흐르는 눈물을 닦았다. 혹여나 누가 볼까 손가락으로 연신 눈 주위를 만졌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관중들이 흐느꼈다.

상을 받고 난 이후에는 흐르는 눈물을 닦지 않았다. 흐르는 채로 뒀다. 그런 그에게 사람들은 기립 박수로 응원했다.

그의 이름은 게리 우들랜드(미국). 우들랜드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소속 선수다. 

우들랜드는 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에번스의 콜럼비아 카운티 퍼포밍 아츠 센터에서 열린 제50회 ISPS 미국골프기자협회(GWAA) 어워드 만찬에서 벤 호건 상을 받았다. GWAA 회원 투표 결과 득표율 47.5%를 기록했다.

벤 호건 상은 신체적 장애를 이겨낸 선수에게 수여하는 상이다. 벤 호건(미국)은 1949년 차를 몰고 가던 중 버스와 충돌하는 사고를 당했다. 호건은 충돌 당시 아내를 지키기 위해 감싸다가 심각한 부상을 당했다. 그런 부상에도 1950년부터 1953년까지 메이저 6승을 기록했다. 

2019년 US 오픈 우승자인 우들랜드는 지난해 9월 뇌종양 진단을 받았다. 투어 복귀는 수술 4개월 뒤다. 이번 시즌 8개 대회에 출전해 컷 통과 3회를 기록했다. 최고 순위는 공동 21위. 호건처럼 성공적인 복귀는 아니지만, 죽음의 문턱에서 돌아온 그에게 GWAA 회원들은 표를 던졌다. 

무대 위에 오른 우들랜드는 "증상은 갑자기 나타났다. 끔찍한 경험이었다. 할 수 있는 것은 잠을 청하는 것 밖에 없었다. 4~5개월을 시달렸다. 발작이 계속됐다. 두려웠다. 상태가 점점 나빠졌다"고 말했다.

이어 우들랜드는 "개두술을 받았다. 귀까지 절개했다. 로보트 머리가 된 것 같았다.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다. 힘들었다. 죽음이 찾아오는 것 같은 기분에 침대를 뛰쳐 나온 적도 있다. 잠에 들기 무서웠다"고 덧붙였다.

말미에 우들랜드는 "죽음보다 무서운 것은 더 이상 꿈을 이룰 수 없다는 것이었다. 다시 골프를 할 수 있음에 감사한다"고 설명했다.

우들랜드는 약물 치료로 발작을 조절하고 있다. 투어를 뛰며 사투를 이어가는 중이다.
 
짐 퓨릭 부부가 10일(현지시간) 제50회 ISPS 미국골프기자협회(GWAA) 어워드 만찬에서 찰리 바틀릿 상을 받았다. [사진=이동훈 기자]
이날 시니어 올해의 선수에 선정된 스티브 스트리커(이하 미국)와 찰리 바틀릿 상을 받은 짐 퓨릭 부부 등도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ISPS GWAA 어워드 만찬은 초대 받은 사람에게 돈을 받는다. 회원은 140달러(약 19만원), 게스트는 225달러(약 30만원)다.

한국 선수 중에서는 박세리, 신지애, 박인비, 고진영, 김세영 등이 GWAA 상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