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코아 가격 인상에 유통업계 '긴장'..."가격 인상 불가피"

2024-04-10 16:15

지난 4월 1일 서울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초콜릿 제품 [사진=연합뉴스]
초콜릿 원재료인 코코아 가격이 연일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국내 유통업계도 이른바 ‘코코아 쇼크’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코코아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면 초콜릿이 첨가된 상품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특히 초콜릿은 제과뿐만 아니라 아이스크림, 음료 등 가공식품에 다양하게 활용돼 유통업계 전반에 걸쳐 가격 인상이 잇따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10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코코아 선물(뉴욕 상품거래소 기준) 가격은 지난 9일(현지시간) 기준 톤당 1만204달러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 2배 넘게 급등한 수준이다. 코코아 가격은 전 세계 코코아 공급량 가운데 약 75%를 담당하는 서아프리카에서 공급에 차질이 생기면서 급등하고 있다.

코코아 가격 폭등세로 유통업계도 긴장하고 있다. 당장은 큰 피해가 없겠지만 글로벌 코코아 쇼크가 지속되면 장기적으로는 국내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특히 코코아를 주원료로 하는 초콜릿, 과자 등의 가격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국내 초콜릿 시장 1위 ‘가나초콜릿’을 제조 생산하는 롯데웰푸드는 현재 가나산 코코아 원료의 40%를 공급 받지 못해 비상 상황에 놓였다. 롯데웰푸드는 반가공 코코아 제품을 들여와 초콜릿을 만드는 타 업체와 달리 카카오 원두를 직접 가공해 생산하고 있다. 글로벌 코코아 공급 차질로 인해 직격탄을 맞은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롯데웰푸드 측은 “그간 재고로 버텼지만 이젠 물량도 거의 바닥난 상태”라고 답했다.

제과·커피 업계는 당장 큰 영향은 없다는 입장이다. 오리온 관계자는 “전체 원·부재료 중 코코아 사용 비중이 적어 당장은 큰 피해가 없을 것”이라면서도 “올해 설탕 등 기본 원재료 국제 가격이 천정부지로 뛴 가운데 코코아 가격까지 올라 원가상승에 대한 리스크가 늘 존재한다”고 전했다.

스타벅스코리아 관계자 역시 “자사는 연간 판매 계획 하에 설정된 예정량을 안정적으로 구매하고 있다”며 “당분간 코코아 원료 등이 사용된 상품에 대한 가격 인상을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다만 업계에선 코코아 가격이 지속 상승할 경우, 기업들도 제품 가격을 계속 동결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 업계 관계자는 “코코아 쇼크로 인한 국내 피해가 아직 크지 않을 뿐이지, 영향이 없다고 볼 순 없다”면서 “더 큰 문제를 막기 위해 이미 국내 유통기업들도 아프리카 현지 외교부와 접촉해 코코아 원료 수급에 대한 대책 마련에 분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