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목 "중국, 韓 경쟁자…R&D 최대 지원할 것"

2024-04-08 17:39
"중국과 경쟁하려면 더 강력한 경쟁력 필요"

4월 3일(현지시간)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3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경쟁력강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한국 경제가 중국과의 경쟁에 서둘러 적응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최 부총리는 8일 공개된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이 중국 경제 성장의 수혜자에서 경쟁자로 바뀌고 있다며, 한국의 수출 주도형 경제를 다각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과의 경제적 관계가 변했다”며 “중국 수출 붐의 수혜자가 되기보다 지난 10년간 경쟁 관계가 부각됐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과 더 잘 경쟁하려면 더 강력한 경쟁력이 필요하다”며 “과거 성장 모델을 고수한다면 한국 경제는 큰 도전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2022년 2.6%에서 지난해 1.4%로 둔화했다. 고금리, 중국 경기둔화, 한국의 주요 수출품인 메모리칩에 대한 전 세계 수요 부진 등의 영향이다. 한국은행은 올해 성장률이 2.1%로 회복될 것으로 추정했으나, 경제학자 다수는 한국의 장기 성장과 관련해 경고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한국은 세계에서 출산율이 가장 낮으며,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 부채 수준도 높다. 또한 중국의 부상으로 한국은 다양한 분야에서 기술적 우위를 잃을 위기다.
 
한국 정부는 올해 연구·개발(R&D) 예산 삭감 후 거센 반발이 일자, 2024년 R&D 예산 15% 삭감을 취소하겠다고 시사한 바 있다. 최 장관은 “빠른 추격자가 아닌 혁신적인 리더가 되기 위해 노력함에 따라서, R&D 전략에도 일부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해 R&D 예산은 줄었지만, 개혁 결과를 반영해 내년에 R&D 지출을 최대한 지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 부총리는 한국 정부가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 기간 급증한 민간 및 공공 부채를 줄이고 구조조정을 모색하고 있다면서도 "즉각적인 부채 문제에 직면해 있다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시급한 문제로 저출산을 꼽았다.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지난해 기준으로 0.72명에 그쳤다.
 
최 부총리는 “저출산으로 노동인구가 줄고 있다”며 서울 집중도를 낮추고 제조업 및 대기업 의존도를 줄일 필요가 있다고 평했다. 그는 “생산성을 높이려면 국내 소비와 중소기업, 서울 외 지방의 균형 있는 성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