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성장 막는 산발적 규제…"사후적 실증분석으로 개선해야"
2024-04-07 14:13
산업연구원 분석 결과 규제 양적 증가 지속
사전평가 중심 규제영향평가제도 실효성 미미
실증분석 기반 과도한 규제 평가·조정해야
사전평가 중심 규제영향평가제도 실효성 미미
실증분석 기반 과도한 규제 평가·조정해야
산업연구원이 7일 발표한 '하향식(Top-down) 규제개선 체계 구축과 사후적 산업경쟁력 영향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규제의 양적 증가와 경제적 영향 확대가 지속되고 있다.
규제 입법 현황을 분석해보면 2017년부터 2021년까지 신설·강화된 규제는 304건이다. 이 중 경제적 규제는 151건, 비경제적 규제 104, 행정규제 49건 늘었다. 특히 경제적 규제는 진입·경쟁·가격 규제를 포괄하며 기업의 본원적 활동을 저해하고 직접적인 부담으로 작용한다.
비경제적 규제 역시 해당 정책의 고유목적과 별개로 경제 성과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아울러 규제개혁위원회의 규제사무목록 기준에 따르면 환경정책 소관 규제는 2017년 3073개에서 2021년 3482개로 13.3% 늘었다. 국내 환경 규제 강도도 2020년 기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을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규제의 경제적 영향을 고려하기 위한 규제영향평가 제도가 있지만 사전 평가 중심으로 운영돼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신설·강화 예정 규제에 대한 사전적 평가·심사 과정에서 경제·산업적 영향을 파악하기 어려우며 다수의 제도가 사전적 평가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것이다.
송단비 산업연 부연구위원은 "사전평가의 한계는 규제의 본직절인 특성인 정보 불완전성, 경제·사회 변동성, 이해관계자 다양성 등에 기인한다"며 "산업·경제적 측면에서 효과적인 규제 개선을 위해서는 규제 도입 이후 축적된 과학적 데이터 기반의 경제적 영향평가와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산업·경제적 측면의 규제를 효과적으로 개선하기 위해서는 규제 도입 이후의 사후적 시점에서 입법 주체와 무관하게 경제적 중대성에 따라 평가 대상을 선정하고 축적된 실증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평가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산업연은 규제개선 과제가 특정 법령에 집중적으로 나타난다고 봤다. 또 이러한 규제들이 가치 사슬 단계와 기업활동영역 전반에서 관찰돼 법령 수준의 하향식 개선 방식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대표적 첨단산업인 반도체와 이차전지에서 특정 법령과 연관된 비경제적 규제의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예컨대 반도체 산업에서 기업의 애로사항 중 '화학물질관리법' 연관 규제가 15.4%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효과적인 규제 개선을 위해서는 사후적 실증분석을 기반으로 비경제적 정책에 기인하는 과도한 경제·산업적 규제를 평가·조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송 부연구위원은 "정부의 지속적인 규제개선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기업의 애로사항이 지속된다"며 "규제도입 사후적 시점에서 경제적 영향을 실증적으로 평가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 최상위 법령에서의 포괄적인 규제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불가피한 경우 객관적 평가를 바탕으로 한 기업의 규제 순응에 대한 정책적 지원을 보완적으로 추진해 산업계의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는 것이 새로운 규제개선 체계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