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에 췌장·담도 질환 급증···"5~10년 내 사망률 1위"

2024-04-05 19:14
췌장담도학회 "필수의료 암 검진에 포함해야" 제언
5~6일까지 그랜드워커힐서울호텔서 'IPBM 2024' 개최

대한췌장담도학회는 5일 서울 광진구 그랜드 워커힐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사진은 이진 이사장이 발표하는 모습. [사진=이효정 기자]
 
“고령화와 서구식 식단으로 췌장·담도 질환이 급증하고 있다. 5~10년 내 사망률 1위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대한췌장담도학회는 5일 서울 광진구 그랜드 워커힐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통해 이 같이 말하며, 국가 필수검진으로 포함되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날 이진 대한췌장담도학회 이사장(한림의대 교수)은 “췌장·담도암의 환자 수는 증가하고 있으나 생존율 개선이 제한적”이라며 “예후 향상을 위한 국가적 차원의 적극적인 노력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췌장·담도분야의 대표 질환은 담석증이다. 미국의 경우 전체 인구의 10∼15%에서 발견될 정도로 유병률이 높다. 모든 소화기계 질환을 통틀어 입원의 가장 흔한 원인으로 꼽힌다.

국내에서도 환자 수가 지속 증가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담석증 환자는 2011년 약 11만명에서 약 10년새 2배인 24만명으로 증가했다. 

2022년 기준 췌장암의 국내 연간 발생자 수는 8500여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 암 중 8위다. 의료기술의 발달과 건강검진의 활성화로 1993년부터 2020년도까지 국내 전체 암 생존율은 30% 이상 증가했으나, 췌장암은 증가 폭이 5% 이하에 불과해, 암종별 사망자 수에서는 4위를 차지했다.

담도암의 경우 암종별 사망자 수가 6위를 차지할 정도로 예후가 좋지 않다. 환자 수는 증가하고 있지만 생존율 개선이 제한적이라는 것이다.

이 이사장은 “담도암의 경우 공식적인 통계의 발생 빈도에 있어 췌장암의 다음 자리를 차지하고 있지만, 상당수의 환자가 간암으로 분류되고 있어 실제 환자 수는 췌장암보다 더 많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췌장·담도암의 예후 향상을 위한 국가적 차원의 노력이 요구된다”고 재차 강조했다. 

췌장·담도 분야를 세부 전공하는 전문의가 급감하고 있는 것도 문제로 꼽힌다. 학회 측에 따르면 올해 췌장담도 전공 교수 중 은퇴하는 인원은 최대 10명에 달했으나, 신규 교수는 3~4명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진 이사장은 “문제는 신규 인원이 계속 교수로 남는다는 보장이 없다”면서 “개원가, 2차 병원으로 빠지는 경우도 있어 적절한 수가 보상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한췌장담도학회는 5일부터 6일까지 이틀 간 그랜드워커힐서울호텔에서 국제학술대회(IPBM 2024)를 개최한다. [사진=이효정 기자]

한편 대한췌장담도학회는 이날부터 이틀 간 그랜드워커힐서울호텔에서 국제학술대회(IPBM 2024)를 개최한다.

췌장담도학회는 지난 2015년 첫 국제학술대회(IC-KPBA)를 개최하면서 세계적인 수준의 국제학술대회로 성장했다. 지난해부터는 대회명칭을 IPBM(International Pancreatobiliary Meeting)으로 변경해 췌장·담도 분야 국내 최대 규모의 국제학술대회로 발돋움했다.

올해는 30개국에서 600여명이 온라인·오프라인으로 참석하며, 25개국에서 제출된 291편의 초록이 발표될 예정이다.

이진 이사장은 “올해 학술대회를 통해 췌장·담도 질환을 극복하기 위한 대안을 제시하고, 아시아에서 가장 선도적인 학회로 발돋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