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지진] "친중 세력만 안전하길"...양안 갈등 '부각'

2024-04-04 18:21
中 인민해방군 개입 주장도
대만은 '中 도움 거절'

3일 오전 7시58분(현지시간) 화롄에서 남동쪽으로 7km 떨어진 곳에서 규모 7.2 지진이 발생했다. [사진=AFP·연합뉴스]


지난 3일 25년 만의 최악의 지진이 대만을 강타한 가운데, 대만 지진을 바라보는 중국의 시선에서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간의 불편한 분위기가 여지없이 드러나고 있다.  

이날 대만 지진에 대한 중국 관영 매체 보도에 달린 댓글 중 '좋아요'를 가장 많이 받은 댓글은 “모두가 안전하길 바란다. 대만 독립주의 세력을 제외하고”라는 댓글이었다. 웨이보 등 소셜미디어에서 가장 많이 보이는 글 역시 이런 종류의 글들이었다. 

9명이 사망하고, 수천 명이 부상한 재난에도 정치적 갈등이 앞선 것이다. 일각에서는 중국군인 인민해방군이 개입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한 누리꾼은 “이렇게 큰 지진이 발생한 상황에서 인민해방군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느낀다”고 적었다.

미국 경제 전문 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이에 대해 “중국에서 대규모 재난 발생 때 구조를 위해 인민해방군이 동원되긴 하지만, 엄밀히 대만 자치권을 부정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만 역시 지진을 빌미로 자국에 개입하려는 중국을 경계하는 모습이다. 중국 정부는 지진 발생 직후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 대변인을 통해 "본토는 재해로 피해를 입은 대만 동포들에게 진심으로 애도를 표한다"며 "재난과 그에 따른 상황에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일 것이며 재난 구호 지원을 제공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대만의 중국 담당 기구인 대륙위원회는 “본토의 관심에 감사하다”면서도 “본토 측이 재난 구호를 위해 우리를 지원할 필요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지난 1월 총통선거에서 친미독립 성향의 민진당이 승리한 이후 중국은 집권 민진당을 배제하고 친중 세력인 국민당과만 소통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기도 하다. 지난 1일부터 중국을 방문 중인 마잉주 전 대만 총통은 4일 대만 청년 대표단과 산시성에서 열린 청명절 제사 행사에 참석했다. 마 전 총통은 방중 기간 중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만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