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한화에너지, 군산 열병합발전소 100% 친환경 전환...수익성·입지강화 '일석이조'
2024-04-04 04:00
석탄·우드칩 50대 50에서 우드칩 90%로
한화·한화에너지 합병에 긍정적 영향
한화·한화에너지 합병에 긍정적 영향
한화에너지가 군산 열병합 발전소를 100% 친환경 발전소로 전환하는 사업에 본격 착수한다. 내년부터 기존 석탄과 우드칩을 반반씩 사용한 석탄화력 열병합발전소를 우드칩만 사용하는 발전소로 개조하는 사업을 통해서다.
한화그룹은 이 같은 발전소 전환을 통해 기존보다 많은 탄소배출권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로 인해 한화에너지 수익성 개선이 가능할 것이라고 그룹 관계자는 설명한다.
한화에너지의 친환경 발전소 전환은 그룹 내 입지를 확대함으로써 지분 50%를 가진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경영을 승계하는 데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군산에서 가동 중인 발전소 중 가장 큰 용량을 자랑하는 3호기 보일러가 대상이며, 현재는 발전소 개조를 위해 중국, 일본 등 에너지 기업과 협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한화에너지가 구상하는 친환경 발전소는 석탄 10%, 우드칩 90%를 투입해 스팀을 시간당 435t(톤) 만들어낸다. 규정상 친환경 연료가 90% 투입되면 100% 친환경 발전소로 본다고 업계 관계자는 설명한다.
올해부터 발전소 전환에 본격 착수해 내년 10월에는 100% 친환경 발전소를 가동한다는 방침이다. 한화에너지는 군산 3호 보일러를 시작으로 액화천연가스(LNG), 바이오연료 등을 원료로 사용하는 친환경 발전소 전환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기준 한화에너지가 무상배당 외에 외부에서 추가로 구매한 탄소배출권 규모는 약 183억원에 달한다. 글로벌 탄소중립 기조에 따라 배출권 무상배당은 매년 감소하는 가운데 한화에너지의 친환경 발전소 전환은 배출권 확보 차원에서 수익성을 크게 개선할 것으로 전망된다.
단순히 배출권 구매량을 줄이는 데 그치지 않고, 배당받은 배출권을 시장에 매각함에 따라 발전 수익 외에도 추가 수익이 가능할 것으로 업계에서는 관측한다.
한화에너지가 내년부터 순차적으로 친환경 발전소 전환 계획을 이행하게 되면 그룹 승계를 앞둔 김동관 부회장 어깨도 가벼워지게 된다.
김승연 회장을 대신해 한화를 이끌어 가고 있는 김 부회장은 김 회장이 가진 한화 지분 22% 중 절반 이상을 물려받을 가능성이 높다. 현재 기업가치 기준으로 추정되는 상속세는 약 2562억원이다. 절반을 물려받는다 해도 1000억원 넘는 상속세가 발생하며, 지분 상속 후에도 지분율이 희석되면서 그룹 장악력에 아버지와 비교해 퇴색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 같은 상황에서 나온 시나리오가 지주사 ㈜한화와 한화에너지 간 합병이다. 한화에너지는 김 부회장이 지분 50%를 가졌으며, 김동원·김동선 형제가 각각 25%씩 지분을 보유 중이다.
지주사 ㈜한화와 한화에너지 간 합병은 시간문제라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그룹 비주력 사업인 한화에너지의 그룹 내 존재감 키우기가 가장 큰 숙제였다.
재계는 친환경 발전소의 성공적 전환은 그룹 수익성 개선과 함께 전체적인 몸집 키우기가 가능해지면서 추후 김 부회장 승계에서 한화에너지가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