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OTT 첫 유럽 진출한 웨이브…토종 플랫폼 해외 공략 '박차'

2024-04-03 15:57
이달부터 유럽·오세아니아 서비스 시작…해외 74개국서 서비스
티빙·왓챠는 오리지널 콘텐츠 수출에 주력…실제 성과도

웨이브가 해외에서 서비스하고 있는 플랫폼 '코코와'의 모습. [사진=콘텐츠웨이브]
웨이브가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 최초로 유럽과 오세아니아에 진출한다. 토종 OTT들의 실적 부진이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이들은 적극적인 해외 진출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웨이브 운영사인 콘텐츠웨이브는 미주 지역 서비스를 담당하고 있는 자회사 웨이브아메리카를 통해 글로벌 서비스를 확대했다고 3일 밝혔다. 이곳에서 서비스되는 '코코와(KOCOWA+)' 플랫폼을 활용한다. 이달부터 영국·프랑스·독일·스페인·포르투갈·호주·뉴질랜드 등 39개국에서 서비스를 개시했다. 앞으로도 단계적인 유럽 서비스 지역 확장을 검토한다.

웨이브는 코코와로 오랜 기간 축적해 온 서비스 경험과 해외 이용자 데이터 분석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코코와는 이미 미국·캐나다·멕시코·브라질 등 미주 지역 35개국에 출시됐고. '박하경 여행기' 등 웨이브 오리지널 콘텐츠도 해외에 알렸다. 이태현 콘텐츠웨이브 대표는 "한류가 활성화됐거나 확산 단계에 있는 잠재력이 큰 시장을 중심으로 글로벌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웨이브의 글로벌 행보는 토종 OTT 중에서는 가장 거세다. 이번 서비스 확대로 총 74개국에 웨이브 플랫폼이 서비스된다. 앞서 콘텐츠웨이브는 지난 2022년 코코와 운영사 '웨이브아메리카'의 지분을 인수하면서 본격적으로 해외로 나섰다. K콘텐츠가 인기를 끄는 해외에서 성장 돌파구를 찾겠다는 전략이다. 이는 2022년부터 단계적인 해외 진출을 선언했지만 이를 보류한 티빙, 2020년 일본에 일찌감치 진출했지만 이후 서비스 국가 확대가 없는 왓챠와 대비된다.

대신 티빙과 왓챠는 자사 오리지널 콘텐츠의 해외 수출 전략을 택했다. 티빙은 2022년부터 23년까지 총 15개의 오리지널 작품을 현지 OTT 플랫폼을 통해 미국·유럽·동남아 등에 선보였다. '이재, 곧 죽습니다', '몸값', '욘더' 등이 대표적인 사례로 해외 각국에서 인기 순위 상위권에 들고, 유명 시상식에서 수상하는 등의 성과를 거뒀다. 왓챠 역시 일본에서 '시맨틱 에러', '다음 빈칸을 채우시오' 등 왓챠 오리지널 콘텐츠가 좋은 반응을 얻은 바 있다. 지난해 1월 '다음 빈칸을 채우시오'의 인기로 일본 내 신규 구독자 상승 폭이 전월 대비 3.4배 늘기도 했다.

웨이브와 티빙, 왓챠 모두 지난해 수백억원에서 많게는 1000억원이 훌쩍 넘는 적자를 거둔 만큼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과를 내는 데 사활을 건다. 업계 관계자는 "토종 OTT들이 장기간 실적 부진에 시달리는 가운데, 국내 시장에서의 성장에도 한계가 있는 만큼 결국 해외로 눈을 돌리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