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수·나용균 중심의 전북은 대한민국 의회민주주의 발상지"

2024-04-02 16:15
전라정신硏, '전북특별자치도 원년' 전북 원류(源流) 찾기 학술세미나 개최

㈔전라정신연구원은 2일 ‘대한민국 의회민주주의 발상지 전북’이란 주제의 이번 학술세미나를 개최했다.[사진=김한호 기자]
㈔전라정신연구원(이사장 김동수, 원장 김인술)은 전북특별자치도 원년을 맞이해 대한민국 건립 과정에서 전북인의 역할 통해 살펴봄으로써 전북인의 자긍심 회복 및 정체성 확립을 도모하기 위한 학술세미나를 개최했다.

‘대한민국 의회민주주의 발상지 전북’이란 주제의 이번 학술세미나는 ㈔전라정신연구원 주최로, 고려대 전주교유회(회장 이병관), 대자인병원(원장 이병관)이 후원했다.

세미나에서는 김학권 전 전북인재평생교육원장이 좌장으로 나섰고, 전 역사문제연구소 부소장인 이승렬 박사의 ‘한국 의회민주주의 시원과 전북의 지정학적 조건’, 김주용 원광대 교수의 ‘민주공화제의 실천과 실현-백봉 나용균의 민족운동’란 주제발표와 함께 류시현 광주교대 교수, 심회무 K-news 대표,  김윤곤 전라정신연구원 사무총장 등이 참여한 토론 등으로 진행됐다.

주제 발표에 나선 이승렬 박사는 “두 단계로 진행된 한국의 근대화 과정의 특수한 사정을 이해해야 하고, 조선시대 호남은 돈과 재물을 만들어내는 땅으로 관리들의 탐욕 대상이었으나,  자유로운 해외무역이 전개되면서 ‘진취적 지주가 탄생하는 땅’이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며 “ 서울로 이주한 진취적 지주는 하여 대한제국 멸망 이후 지배 엘리트인 경화사족(京華士族)을 대신해 국권 회복 이후의 사회를 기획하고, 자유주의와 민주주의를 실현시켰고, 그 중심에 인촌 김성수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박사는 “김성수는 한국을 디자인했던 신진 엘리트로서 시민사회와 종교계를 연결해 ‘시민 거버넌스’를 만들어 온건하고 점진적이며 지속적인 항일 민족주의의 토대가 되었고, 해방 이후 한국 의회민주주의의 자산이 됐다”며 “사회적 책임을 계승(중앙학교 인수), 시민적 사회세력으로서 역할(3.1운동 참여), 근대적 인프라 구축(경성방직·동아일보 설립)해 대한민국의 정신적 토대를 마련하고, 한민당을 설립해 농지개혁을 성공시킴으로써 의회주의 전통을 세워 근대적 민주주의 국가를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김주용 교수는 “백봉 나용균은 “구한말에 태어나서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국회부의장을 역임하는 등 활발한 독립운동과 정치활동을 역동적으로 실행한 인물”이라며 “제국 일본의 회유에도 해방 때까지 민족적 자존감을 유지했는데, 오늘날 후대들이 기억하고 기념해야 할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고 말했다.

이어진 토론에서 류시현 교수는 “전북을 ‘한국 의회민주주의’와 연결해 살펴본 발표문으로 전공이 세분화된 요즘 학계에서 한국 민주주의 발전과 관련해 인촌의 재평가가 필요하다“며 “업적은 무척 뛰어난 인물인데, 개인 기록이 부족한 나용균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라고 역설했다.

심회무 대표는 “백봉 나용균은 3·1운동 이후 학생으로 직접 상해로 건너가 임시정부에 참여한 유일한 인물이고, 현재 국회 내에서 국회의원 위상을 세워주는 가장 유력한 상 중 하나가 ‘백봉신사상’”이라며 “혼란 시대에 지식인의 고뇌, 정치적 고민이 많았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에게 남긴 과제”라고 지적했다.

김윤곤 사무총장은 “우리 전북이 후백제, 조선의 그물에서 벗어나 한국 의회민주주의와 반독재투쟁 그거 원래 우리 거였다고 소리쳐 외치고 싶다”며 “우리 전통적인 관인법인 어떤 동기에서인가를 보고(視其所以), 어떻게 하는가를 바라보고(觀其所由), 어떤 점에서 만족하는 것을 살펴보자(察其所安)”고 제안했다.

세미나를 주최한 김동수 이사장은 “이번 토론회를 통해 “의회민주주의 발상지 전북이라는 자부심으로 도민의 자존감을 회복하는 밀알이 되기를 소망한다”고, 김인술 원장은 “대한민국 의회민주주의의 정체성을 밝히는 귀한 자리가 되기를 바란다”고 각각 말했다.

한편, (사)전라정신연구원은 ‘전라도의 혼이 깃든 역사, 문화, 예술, 인물 등을 연구·조사해 민족정신 투철한 민주문화시민의 상 건립’을 목표로 2019년 6월 16일 설립됐다. 

현재까지 전라정신 연원을 탐구하는 학술 기관지 ‘전라정신’을 5집까지, 지난해에는 2023년 국가보훈부 보조금 지원사업으로 ‘일제강점기 한민족의 망명문학’을 발간했으며, 매년 2차례 학술세미나를 개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