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사과 사태' 재발 없다…정부, 과수 재해 예방시설 확충

2024-04-02 08:24
사과 생산성 높이기 위해 냉해 등 재해 방지 시설 늘려
계약 재배 증대·유통 단계 축소 등 구조적 문제 고심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5동 농림축산식품부.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기후변화로 미래에도 금사과 현상이 지속될지 모른다는 우려가 커지자 정부가 중장기적인 대책을 내놓았다. 재해예방시설을 확충하고 스마트 과수원 등으로 생산성을 키워 제2의 금(金)사과 사태를 막겠다는 목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일 기후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국산과일을 부담 없이 소비할 수 있는 생산·유통 기반을 만들기 위한 '과수산업 경쟁력 제고 대책'을 발표했다. 

사과 수급량이 감소하면서 지난해부터 금사과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정부의 대규모 공급과 할인 대책에 사과 소매 가격이 소폭 진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도매 가격은 여전히 고공행진이다. 지난 1일 기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사과 도매(후지·10㎏) 가격은 9만2520원으로 평년(4만1365원) 대비 120%가량 올랐다. 

농식품부는 사과 생산성 회복 방안을 이번 대책에 담았다. 지난해 사과 생산량은 40만t 이하로 평년 생산량인 50만t을 크게 밑돌았다. 최근 10년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최근 10년 동안 10a(1a=100㎡)당 평년 생산단수는 1.457㎏을 보였지만, 지난해 1.167kg을 기록했다. 정부는 "지난해 개화기 냉해, 탄저병 피해가 최근 5년 중 가장 큰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기후변화와 전염병 등 재해 예방에 만전을 기하겠다는 것이 정부의 대책이다. 정부는 사과와 배 등의 3대 재해(냉해·태풍·폭염) 예방 시설의 보급률을 2030년 30%까지 확충한다. 이를 통해 현재 재해 피해의 약 31%까지 절감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전날 브리핑에서 박수진 농식품부 식량정책실 실장은 "현재 재해 방지시설의 보급률은 냉해 1%·태풍 12%·폭염 16%밖에 안 된다"며 "현실적인 부분을 고려해 30%를 목표로 했다"고 설명했다. 

안정적인 수급을 위해 사과·배 계약 재배물량도 확대한다. 지난해 사과 5만t, 배 4만t 수준에서 2030년 15만t, 6만t까지 확대한다. 기존에 계약재배는 명절 성수품 공급에만 활용될 뿐 평시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이다. 

강원도 등 미래 재배적지를 중심으로 생산성이 높은 스마트 과수원 특화단지도 조성한다. 스마트과수원은 나무 형태 배치를 단순화해 노동력을 절감하고 효율을 높이는 것이다. 그 외 더위에 강한 노란사과(골든볼), 초록배(그린시스) 등에 신품종 시장을 확대한다. 

유통단계의 비용절감도 추진한다. 온라인 도매시장을 활성화하고 산지와 소비자의 직거래를 늘려 유통단계를 1~2단계 단축하고 유통비용을 절감한다. 사과의 경우 2030년까지 온라인 도매시장 유통 비중을 전체 거래의 15%까지 확대하고 산지와 소비자 직거래 비중도 현재 22.6%에서 35%까지 끌어올린다. 이를 통해 유통 비용을 10% 절감하겠다는 것이다.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은 "기후변화는 먼 미래 이야기가 아니고 지금 우리 앞에 직면한 현실"이라며 "전 국민이 국산 과일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도록 생육 관리와 생산 체계 전환을 추진하고 유통구조를 개선해 국산과일의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