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탈퇴' 강요 의혹 허영인 SPC 회장, 檢조사 불출석…"건강상 이유"

2024-04-01 17:59
"의료진 '절대 안정' 필요 입장…최대한 성실히 조사받겠다"

허영인 SPC그룹 회장이 서울 서초구 SPC 본사에서 평택 SPC 계열사 SPL의 제빵공장 사망 사고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파리바게뜨 제빵기사 노조 탈퇴 강요 의혹을 받는 허영인 SPC그룹 회장(74)이 검찰 소환 조사에 또 불출석했다.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3부(임삼빈 부장검사)는 1일 노동조합법 위반 혐의를 받는 허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계획이었으나, 허 회장이 출석에 응하지 않으면서 무산됐다. 

허 회장 측은 "건강상 이유로 병원에 입원 중이어서 조사에 출석하기 어렵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허 회장은 지난달 18일, 19일, 21일 세 차례 검찰 소환에 불응한 끝에 그달 25일 처음 출석했다. 이는 지난 2022년 10월 고용노동부가 SPC그룹 자회사인 PB파트너즈 임직원들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한 지 약 1년 5개월 만이었다. 그러나 허 회장이 가슴 통증을 호소해 당시 조사는 1시간 만에 종료됐다. 

검찰은 2019년 7월부터 2022년 7월까지 제빵기사를 고용하는 자회사인 PB파트너즈에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화섬식품노조 파리바게뜨지회 조합원들에게 노조 탈퇴를 종용하고, 승진 인사에 불이익을 주는 등 부당 노동 행위 과정에 그룹 차원의 개입이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SPC가 사측에 친화적인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식품노련 PB파트너즈 노조의 조합원 확보를 지원하고, 해당 노조위원장 A씨에게 사측 입장에 부합하는 인터뷰를 하거나 성명을 발표하게 했다고 검찰은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지난달 22일 같은 의혹으로 황재복 SPC 대표이사(62)를 구속 기소했다. 황 대표는 검찰 조사 과정에서 허 회장의 지시가 있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허 회장의 불출석 사유를 확인한 뒤 다시 한번 출석을 요구할 전망이다. 허 회장 측이 수사를 지연하려 한다고 판단할 경우 강제구인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허 회장 측 관계자는 "의료진은 절대 안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최대한 검찰에 출석해 성실히 조사받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