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뉴스 지긋지긋? 日, 오타니 인기에 생겨난 신조어 '오타니 하라'

2024-04-01 14:23
결혼, 통역해고 등 연일 이슈의 중심에 선 오타니
"오타니 좋아하는 것 당연한 분위기"에 비판도

미국프로야구(MLB) LA다저스의 오타니 쇼헤이[사진=AP·연합뉴스]

최근 일본에서 인터넷을 중심으로 퍼지고 있는 신조어 중 ‘오타니 해러스먼트(오타니 하라)’라는 말이 있다. '갑질'을 일컫는 ‘파워(power) 하라’와 같이 '괴롭힘'을 의미하는 영어 ‘해러스먼트(harassment)’를 오타니 쇼헤이의 성에 붙여 만든 말이다. 일부 일본인들 사이에서 “오타니 뉴스가 지긋지긋하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는 것으로, 일본 내 '오타니 열풍'이 얼마나 거센지를 반증하는 사례라고도 할 수 있다.

실제 오타니는 일본 신문과 뉴스 등 매체를 통해 매일같이 언급되고 있으며, 각종 광고 역시 섭렵하고 있다. 오타니의 반려견 소식에서 시작해 메이저리그(MLB) 개막 전 전격 발표된 결혼 소식, 그리고 오랜 기간 그를 뒷받쳐 온 통역사 미즈하라 잇페이의 불법 도박 소식 스캔들이 터지면서 관련 사건들이 뉴스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연일 달구고 있다. 물론 MLB 시즌 시작과 함께 오타니의 경기 내용도 연일 보도되고 있는 상황이다.

일본 매체 주간현대는 인터넷판 기사를 통해 올해 2월 말부터 ‘오타니 하라’라는 말이 퍼지기 시작했다는 한 TV업계 관계자의 말을 실었다. 이 관계자는 “오타니 하라라는 단어 자체가 나오기 시작한 2월 말 께부터 시청자와 네티즌들 사이에서 오타니 뉴스가 지겹다는 분위기가 있었는데, 결혼과 통역해고, 오타니 기자회견이 잇따르게 됐다”면서 “당분간은 오타니가 톱뉴스를 계속 장식할 것 같다”고 말했다.

주간현대는 '오타니 하라'를 겪고 있는 도쿄에 거주하는 20대 회사원 여성의 인터뷰도 실었다. 여성은 “관심도 없는데 오타니를 좋아하는 것이 당연시되는 분위기에 혐오를 느낀다”면서 지겹다는 얼굴로 “저와 같은 상황인 사람들과 ‘오타니 피해자 모임’이라도 만들어야 할 판이라는 얘기를 하고 있다”고도 했다.

그는 “직장에서는 인사 대신 오타니 얘기가 나온다. 대화할 게 오타니밖에 없냐는 생각이 든다. 오타니가 결혼한 데 대해서는 ‘아쉬워서 어떡하냐’고 하기도 했다. 전혀 아쉽지 않은데 말이다”고 설명했다.

오타니의 팬들에게는 오타니 관련 소식들을 매일 접할 수 있어 좋지만 관심이 없는 사람들에게는 “또 오타니냐”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네티즌들 사이에서도 “이렇게까지 뉴스를 도배하고 있는 운동선수가 있었던가”라며 “모든 미디어들이 오타니 뉴스 일색이다. 결혼이나 통역 스캔들 보도는 그렇다고 쳐도, 개를 키운다는 소식까지 톱뉴스로 나오니 질릴 수밖에 없는 것도 사실”이라는 반응이 보인다.

이와 관련해 도쿄 소재 대학원에 다니는 한 20대 남성은 “일본에선 오타니를 좋아하지 않으면 큰일 나는 상황이 됐다. 동조압력(모두가 같은 가치를 가져야 한다는 사고방식)이 어마어마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타니 하라라는 신조어가 나올 법도 하다”며 동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