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IT 총선 공약 살펴보기] 與野, 통신비·이자 깎아주기 앞세워 '중도층 잡기' 경쟁 치열

2024-03-31 18:00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해 12월 29일 오후 국회에서 인사를 나누고 자리를 이동하고 있다.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4·10 총선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가운데 여야가 서민 밀착형 공약을 내세우며 막판 표심잡기에 나서고 있다. 경기 부진 속 고물가까지 이어지고 서민 삶이 팍팍해지면서, 중도층 최대 관심사가 민생경제에 있다는 판단이 섰기 때문이다.
 
31일 여야 총선 정책공약집에 따르면,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은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에서 나란히 가계통신비 인하와 인공지능(AI) 등 미래산업 육성을 주요 공약으로 제시했다. 가계통신비가 얇아진 서민 지갑과 직결되는 만큼 여당의 거대야당 심판론과 야권의 정권 심판론을 넘어 당장 유권자들이 실감할 수 있는 문제에 파고들겠다는 전략이다. <관련기사 5면>
 
양당은 ICT 주요 공약으로 ‘국민 가계통신비 부담 경감’ 관련 법 개정·폐지, 요금제 인하 등을 공약으로 걸었다. 국민의힘은 국민 가계통신비 부담 완화를 골자로 하는 ‘이동통신 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법(단통법)’ 폐지를 전면에 내세웠다. 이동통신사 간 보조금 경쟁을 유도, 가계통신비 부담을 줄인다는 포석이다. 민주당은 가계통신비 부담 경감을 위한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 관련 법제를 마련하겠다고 공약했다.
 
다만 단통법 폐지에 대한 양당의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국민의힘은 정부가 단통법 폐지를 적극 주도하고 있는 가운데 이를 당 차원에서 주요한 민생 공약으로 내세우며 정부에 동조하고 있다. 이에 반해 민주당은 단통법 폐지 자체에는 동의하지만, 전기통신사업법 개정 등을 통해 대체입법을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민주당은 오히려 통신비에 대한 세액공제 신설을 주요 공약으로 제안했다.
 
미래산업 육성 중심에 AI를 핵심으로 삼은 것은 양당이 동일하다. 한국이 AI로 세계 디지털 경제 '게임체인저'로 도약할 방안을 각각 제시했다. 국민의힘은 AI 기술개발과 핵심 인재 양성, 차세대 생성 AI 등 미래 유망분야 연구 기틀을 마련하겠다고 공약했다. AI 반도체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해 AI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에도 속도를 낸다. 민주당은 ICT 글로벌 리더십 확보를 위한 정보·통신(IT·SW) 수출 활성화를 공약으로 걸었다. 선진국과의 AI 기술 협력 강화로 IT·SW 수출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여야는 높은 이자율 때문에 고통을 겪는 소상공인을 비롯해 중소·중견기업 등을 지원하는 공약도 앞다퉈 내놓은 상황이다. 양당 공약 공통점은 '고금리 이자 부담 완화'다.
 
국민의힘은 중소·중견기업을 대상으로 한 약 76조원 규모 기업금융 지원 방안을 발표하며 민심 잡기에 나섰다. 세부적으로 중소·중견기업 고금리 부담을 덜고 정상화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19조4000억원을 지원한다. 신산업 전환 목적으로는 56조3000억원을 투입한다. 금리 인하·대출 확대에 초점을 맞춘 소상공인 지원책도 공약으로 내걸었다.
 
민주당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부담을 덜어주고, 사업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금리 부담 경감, 경영 부담 완화, 매출 증대 지원, 폐업 및 재창업 지원, 금융 접근성 개선 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대표 공약으로 영세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저금리 대환대출 예산 확대와 소상공인 전문 은행을 도입, 지역화폐와 온누리상품권 발행 확대를 통한 소상공인 매출 증대 지원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