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IT 총선 공약 살펴보기] 與野, 중기·소상공인 '고금리 이자 부담 완화' 공약…"실효성이 문제"

2024-03-31 18:00

[사진=중소기업중앙회]

여야가 제시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공약은 모두 ‘고금리 이자 부담 완화’에 방점이 찍혔다. 국민의힘은 집권 여당으로서 정부·금융당국의 협조를 바탕으로 금리 인하와 대출 확대 등을 위한 수십조원 재원 투입을 하는 반면, 민주당은 영세 소상공인을 집중 지원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운영 비용 절감에 초점을 맞춘 정책을 약속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먼저 국민의힘은 약 76조원에 달하는 기업 금융 지원 정책을 제안했다. 중소·중견기업 고금리 부담을 덜고 정상화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19조4000억원을 지원하고, 신산업 전환을 위해 56조3000억원을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고금리 완화 정책으로 △연 5% 이상 고금리 대출의 금리를 1년간 최대 2%포인트까지 인하하도록 하는 5조원 규모의 은행 공동 ‘중소기업 전용 금리 인하 특별프로그램’ 마련 △일시적으로 유동성 부족을 겪는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 3조원 규모의 ‘신속 정상화 금융지원 프로그램’ 가동 등을 마련했다. 

신산업 전환을 위한 정책으로는 △반도체·2차전지 등 첨단산업 전환자금 20조원 이상 지원 △반도체·2차전지 등 초격차 주력산업에 15조원 지원 △5조원 규모의 공급망 안정화 기금 조성을 통한 국내 유턴 기업 지원 등이다. 
 
이와 함께 서민·소상공인을 위한 공약도 발표했다. 골목상권을 지키기 위해 △온누리 상품권 연간 발행 목표를 기존 5조원에서 10조원으로 확대 △소상공인 점포 신용카드 사용액에 대한 소득공제 50% 신설 △지역 신용보증재단 올해 보증공급액 2배 확대(10조원→20조원)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정책자금 목표액 확대(2조7000억원→8조원) △소상공인 산업재해보험 지원을 통한 사회안전망 강화 등도 추진할 예정이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영세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고금리로 인한 운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저금리 대환대출 예산을 확대하고 소상공인 전문 은행을 도입하는 등의 내용이 담긴 공약을 발표했다.
 
세부 내용을 살펴보면 △고금리 부담을 낮추기 위해 소상공인 대상 정책자금을 2배 이상 확대 △저금리대환대출 예산 증대 △장기·분할상환 대출 프로그램 도입 △소상공인 에너지바우처를 도입해 전기·가스 요금 등 지원 및 임대료 지원 △간편결제 수수료 부담 완화 △무분별한 관리비 인상 제한 등 이른바 ‘고정비’ 낮추는 방안 제시 등을 추진한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사태 등으로 폐업한 소상공인의 재기를 위해 △폐업지원금을 최대 250만원에서 1000만원으로 상향 △폐업 시 대출금 상환 유예 △소상공인의 폐업·사망·노령 등으로 인한 노란우산공제금 수령 시 비과세 적용 △소상공인 전문 은행 도입 및 ‘소상공인 내일채움공제’ 등을 통한 목돈 마련 지원 △온라인플랫폼공정화법(온라인플랫폼 입점사업자·가맹점주·대리점주·수탁사업자에 단체등록제와 단체협상권 부여 및 플랫폼서비스 사업자 대상 규제 강화 내용이 담긴 법) 제정 등을 하기로 했다.

그러나 중소기업을 비롯해 소상공인 업계에서는 여야 공약에 구체적인 재정 지원 방안이 없다며 실효성을 문제 삼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 관계자는 “정부가 자금을 지원하는 부분들은 궁극적으로 한계가 있다”며 “결국 정부가 지원해주는 것도 빚이기 때문에 기업들이 새로운 보호무역주의 속에서 신시장을 개척하고 수출을 다변화하는 것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선거를 앞두고 유권자 표심을 얻기 위한 선심성 공약, '알맹이 없는' 공약으로 비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여야 공약대로 ‘일단 예산 쓸게요’, ‘은행권에 요청할게요’ 등 질러놓기만 하면 수습하기 힘들다. 원칙은 없고 돈만 쓰겠다는 건 금융권에 비용을 전가하고, 그 비용은 다시 사회로 전부 전가되는 악순환만 낳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