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증시, 차익 매물에 하락…상하이 4주 만에 3000선 붕괴

2024-03-27 17:45
BYD 6% 급락
WTO에 美 제소로 지정학적 리스크도 부각

중국 증시 지수를 보여주는 상하이 루자쭈이 금융지구 전광판. [사진=로이터·연합뉴스」



27일 중국 증시는 하락세로 마감했다. 지난 달부터 이어진 주가 반등세가 주춤해지며 차익 실현 매물이 몰린 데다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에 미국을 제소하면서 지정학적 리스크가 부각된 영향이다. 제조업 지표가 개선세를 나타냈음에도 투자 심리를 끌어올리지 못하면서 상하이종합지수는 1% 이상 급락하며 3000선이 붕괴됐다.

이날 상하이종합지수는 38.34포인트(1.26%) 하락한 2993.14, 선전성분지수는 226.96포인트(2.40%) 내린 9222.47에 장을 마쳤다. 대형주 벤치마크 지수 CSI300과 기술주 중심의 창업판은 각각 40.96포인트(1.16%), 51.72포인트(2.81%) 밀린 3502.79, 1789.82로 마감했다. 상하이종합지수가 종가 기준 3000선 아래로 떨어진 것은 지난 달 28일 이후 4주 만이다.

외국인도 3거래일 만에 매도 전환했다. 이날 상하이·선전 증시에서 빠져나간 북향자금(北向資金·외국인 자금) 규모는 72억4900만 위안에 달했다. 이 중 홍콩에서 상하이로 투자하는 후구퉁은 17억6400만 위안, 홍콩에서 선전으로 투자하는 선구퉁이 54억8600만 위안의 순매도를 나타냈다.

중국 상무부는 전날  WTO의 분쟁 해결 절차를 활용해 미국의 전기차 보조금 지원에 대한 이의를 제기한다면서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이 공정한 경쟁을 왜곡하고 차별적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미국이  반도체뿐만 아니라 미래 기술인 전기차 공급망에서도 중국을 배제하려는 움직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강세를 보였던 AI 관련주와 샤오미 전기차 테마주 등에 차익실현 매물이 몰린 것도 지수를 끌어내렸다.  

궈이밍 쥐펑투자고문 총감은 차이신에 “일부 인기 테마주가 반등했다 하락하면서 수익성 회복에 대한 수요가 증가했다”면서 “지정학적 충돌이 잇따르는 등 부정적 영향도 겹치면서 지수가 상승 후 조정기에 들어갔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날 중국 국가통계국은 올해 1~2월 공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0.2% 증가했다고 밝혔다. 공업이익은 연간 매출액 2000만 위안 이상인 광공업 기업들의 이익 총액을 집계한 지표로, 중국 제조업의 수익성 동향을 엿볼 수 있는 지표다. 중국의 월간 공업이익은 지난해 8월 이후 7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나면서 제조업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시장조사업체 초이스에 따르면 이날 거래 가능한 주식 가운데 상승한 종목은 464개에 그쳤고, 하락한 종목은 4616개에 달했다. 28개 종목은 보합을 기록했다.

홍콩 증시도 크게 흔들렸다. 이날 항셍지수는 전장 대비 1.36% 밀린 1만6392.84으로 장을 닫았다. 전기차 관련주가 지수를 끌어내렸다. 종목별로는 링파오(립모토)가 8% 넘게 급락했고, 비야디(BYD)와 샤오펑이 6%, 웨이라이(니오)가 5% 이상 밀렸다.

전날 비야디가 실적보고서를 통해 전년 대비 약 81% 급등한 300억 위안을 기록,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고 밝혔지만 수익성이 악화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비야디의 수익성은 전기차 출혈 경쟁 속 지난해 4분기부터 악화했다. 지난해 4분기 순익이 86억7400만 위안을 기록했는데, 전년 동기 대비로는 18.6% 증가했지만, 전 분기와 비교해선 약 17%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