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중소기업 42조 공급...부담금 획기적 감면, 규제 263건 2년 유예"

2024-03-27 16:45
제23차 비상경제민생회의…"고물가로 어려운 소상공인·중기에 돈 돌게 하겠다"

윤석열 대통령이 27일 서울 명동성당 내 무료 급식소인 '명동밥집'에서 봉사활동을 펼치며 빈 테이블에 놓을 식판에 배식을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은 27일 "중소기업들의 경영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총 42조원의 자금을 공급해 나갈 것"이라고 예고했다. 또 '그림자 세금'으로 불리는 각종 부담금을 획기적으로 정비하고, 263건의 규제도 2년간 한시적으로 적용을 유예한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제23차 비상경제민생회의를 주재하고 "경기 회복세가 민생 경기 전반으로 빠르게 퍼져나갈 수 있도록 정부는 국민의 부담을 덜어드리고 소득을 증가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우선 윤 대통령은 "고물가와 고금리의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에 돈이 돌게 만들겠다"며 중소기업 경영 어려움 해소를 위한 총 42조원 자금 공급을 이야기했다.
 
현재 금융권과 정부는 2조3000억원 규모 소상공인 금리 경감방안을 시행 중이고, 은행권은 추가 6000억원 규모의 취약계층 지원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2400억원은 서민금융과 저금리 대환대출 재원으로 활용하고 1900억원은 소상공인 지원에 사용될 예정"이라며 "나머지 1700억원은 청년과 금융 취약계층 지원에 활용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부동산 PF' 리스크 관리를 위해 주택금융공사와 주택도시보증공사의 보증을 현행 25조원에서 30조원으로 5조원 더 확대한다. 여기에 PF 정상화 펀드 지원 대상은 현재 부실 우려가 있는 사업장에서 일시적인 자금 애로가 있는 정상 사업장까지 확대키로 했다. 윤 대통령은 "한국은행도 4월부터 금융중개지원대출 9조원을 지원할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적극적인 역할을 당부했다.
 
또한 윤 대통령은 "역대 어느 정부도 추진하지 못했던 과감하고 획기적인 수준으로 국민과 기업에 부담 주는 부담금을 정비할 것"이라며 "지난 20년 동안 부담금을 11개 줄이는 데 그쳤는데 이번에는 한 번에 18개의 부담금을 폐지하겠다"면서 학교 용지 부담금, 영화관 입장권 부담금 폐지를 선언했다.
 
이어 "당장 폐기하기 어려운 14개 부담금은 금액을 감면해 국민 부담을 확실하게 덜어드리겠다"면서 △전기요금의 3.7%가 부과되는 전력산업기반기금 부담금 1%포인트 인하 △출국 납부금 1만1000원에서 7000원 인하 및 면제 대상 현재 2세 미만에서 12세 미만 확대 등을 언급했다.
 
다만 준조세인 부담금 폐지로 일각에선 국민 세금 부담으로 전가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윤 대통령은 "부담금으로 추진한 사업들의 지출 구조를 효율화하고 영화 산업, 청년 농업인 육성과 같이 꼭 필요한 사업들은 일반 회계를 활용해서라도 차질 없이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밖에 윤 대통령은 총 263건에 달하는 규제들에 대한 '한시적 적용유예'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한시적 적용유예'는 기존 정책을 유지하는 범위 내에서 규제를 일정 기간 유예하는 것으로, 8년 만에 재도입됐다.
 
윤 대통령은 "정책 목적이 있어 당장 폐지하기는 어렵지만 규제 적용을 유예하는 과정에서 부작용이 없으면 폐지할 것은 폐지하고 손볼 것은 개선하겠다"고 예고했다. 그러면서 △반도체 산업단지 고도 제한 완화 △외국인 고용 규제 개선 △승용차 신차 검사 주기 개선 △청년 및 신혼부부 행복주택 거주기간 6년->10년 연장 등을 거론했다.
 
회의에서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경제 상황 점검과 부담금 정비 및 관리체계 강화 방안에 대해 보고했다. 방기선 국무조정실장은 한시적 규제 유예 방안,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민생 활력 제고를 위한 취약부문 금융지원 방안을 각각 보고했다.

윤 대통령은 마무리 발언에서 "부담금 폐지·감면, 규제 완화는 사실 마음만 먹으면 어렵지 않게 할 수 있는 것이었다"며 "특히 부담금 폐지는 수십 년 동안 정부가 거쳐오면서 너무 무책임하게 좀 방치되지 않았나 하는 그런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자유주의 시장 시스템을 중시하고 그것으로 어떤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정부라고 하는 것을 분명히 좀 국민들께 알려야 될 것"이라고 참석자들에게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