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R&D 자금' 어디로…'신한·우리은행' 자리 수성할까, 경쟁 점화
2024-03-26 18:30
범부처 연구비 관리 '전담은행' 새로 선정…올해 6월 결과 발표 주목
정부 부처가 대규모 연구개발(R&D) 자금을 맡을 전담은행을 새로 뽑는다. 전담은행에 선정되면 약 10조원에 이르는 대규모 자금을 장기간 운영할 수 있어 은행 간 치열한 입찰 경쟁이 예상된다. 기존 전담은행 역할을 해온 신한·우리은행이 타 은행의 도전에 전담은행 자리를 지켜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연구재단은 조만간 ‘제2기 통합이지바로(EZbaro) R&D 자금’ 전담은행 선정을 위한 공고를 낼 예정이다. 통합EZbaro는 범부처 연구비 통합관리시스템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소속 13개 정부 부처 연구비를 통합 관리하는 체계로 2019년 구축했다.
현재 한국연구재단이 통합EZbaro를 운영 중인데, 올해 두 번째 전담은행을 선정한다는 계획이다. 기존 제1기 전담은행으로서 R&D 자금 운영을 맡아온 신한은행과 우리은행 운영 기간이 올해 8월 만료되기 때문이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이 계속 전담은행을 맡을 가능성도 크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이미 양사는 제1기 전담은행 역할을 약 4년간 해오며 충분한 운영 역량을 입증했기 때문이다. 또 타 은행은 통합EZbaro라는 새로운 시스템을 운영하기 위해 신규 인프라를 구축해야 해 이에 따른 비용 부담이 있다.
다만 그럼에도 통합EZbaro 전담은행으로 선정되면 다방면에서 수혜를 볼 수 있어 다른 은행이 경쟁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안정적인 대규모 자금을 장기간 확보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정부 부처 전담은행으로서 공신력을 확보할 수 있다. 통합EZbaro에서 관리하는 총 예산은 10조원 수준으로 전해졌다.
제2기 전담은행 선정에서는 크게 △운영 능력 △이해도 등 두 가지가 선정을 위한 기준점이 될 전망이다. 대규모 자금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면서도 R&D라는 특수성에 대해 높은 이해도를 가진 은행이 유리하다는 의미다.
이미 공고에 앞서 지난 19일 한국연구재단은 서울청사에서 금융기관 대상 제2기 통합EZbaro R&D 자금 전담은행 선정 사업 설명회를 열었다. 전담은행을 선정한다는 구체적인 사업 계획을 알리기 위한 사전 공지 성격을 띤 자리다. 여기엔 전담은행에 관심 있는 주요 은행권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업계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정부 부처나 지자체 관련 사업은 상징성이 크다”며 “이에 따라 파생되는 고객 유치 등 영업도 확대할 수 있어 관련 사업을 유치하려는 은행 간 경쟁이 치열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