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구해주지 않으면"...오재원, 전·현직 선수들에게도 '대리 처방' 부탁

2024-03-26 14:20

전 국가대표 야구선수 오재원 [사진=연합뉴스]

필로폰을 투약한 혐의로 구속된 전 국가대표 야구선수 오재원(39)이 전·현직 프로야구 선수들에게도 수면제를 대리 처방해 달라고 부탁했다는 정황이 포착됐다. 

25일 채널A에 따르면 오재원은 자신이 운영하는 야구 아카데미 수강생 및 학부모들뿐만 아니라 전·현직 프로야구 선수까지 동원해 수면제를 대리 처방받았다는 의혹을 받는다. 

해당 프로야구 선수 중에는 전 국가대표인 야구선수 A씨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오재원이 지난해 '몸이 너무 아프다. 도와달라'며 병원 주소를 알려주고 약을 타 달라기에 몇 차례 약을 전해줬다.

오재원은 현역 후배인 야구 선수 B씨에게도 대리 처방을 부탁했다. 

오씨가 받은 약은 불면증 치료 등에 쓰이는 스틸녹스인 것으로 전해졌다. 스틸녹스는 수면제의 일종으로, 과다 복용 시 사망에 이를 수 있고, 정신적·신체적으로 의존성과 남용 위험성이 높아 최대 4주, 1일 1정 등 처방에 제한이 있다. 

또한 경찰은 오재원이 제2의 프로포폴로 불리는 전신마취제 에토미데이트를 불법 구입, 투약한 정황도 포착했다. 프로포폴은 수면마취제이며 중추신경의 통증을 억제하는 반면, 무호흡, 혈압 저하 현상, 환각 효과 등 부작용이 있는데 이와 같은 약물도 투약했다는 의심을 받는 것이다. 

오재원은 구속 이전에도 지인에게 스틸녹스 등 수면제 처방을 부탁했다는 폭로가 나왔다. 

한편 디스패치는 "오재원은 선수 시절인 5~6년 전부터 수면제 중독이었으며, 다른 사람을 통해 대리 처방을 받아서까지 복용할 정도였다"고 보도한 바 있다. 

지인 B씨는 "(오재원이) 약을 구해주지 않으면 자살하겠다고 위협했다"면서 "지쳤다. 더 이상 엮이고 싶지 않았다. 2020년 이후로 연락을 끊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오재원은 필로폰에까지 손을 댔고, B씨에게도 필로폰 투약을 권해 함께 투약한 것만 10차례가 넘는다고 B씨가 주장했다.

경찰 관계자는 "오재원이 혐의를 대체로 시인하고 있다"며 "검찰 송치 전 조금 더 보완 수사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