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론, 18개월만 '흑자'…"HBM3E' 매출 발생, 수억 달러 기대"

2024-03-21 11:36
"우리가 반도체 업계 AI 최대 수혜자"
장밋빛 실적 제시…주가 급등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최대 메모리 칩 제조업체 마이크론 테크놀로지가 반도체 혹한기의 끝을 알렸다. 18개월에 달하는 적자의 터널에서 벗어나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마이크론은 “반도체 업계에서 인공지능(AI)의 최대 수혜자는 우리”라며 장밋빛 전망을 제시했다.
 
블룸버그통신,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마이크론은 20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2024회계연도 2분기(12~2월) 매출이 58억 2000만 달러(7조8017억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36억 9000만 달러) 대비 약 58%나 급증한 것이다. 

순이익은 7억93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23억 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주당 순이익은 0.42달러다. 
 
마이크론은 2022년 이후 약 18개월 만에 첫 흑자를 기록했다. 그 해 마이크론은 7년 만에 분기(9~11월) 영업 적자를 기록하며 기나긴 반도체 한파를 알렸었다. 
 
특히 마이크론은 회계연도 3분기에 애널리스트들의 평균 예상치(59억9000만 달러)를 웃도는 66억 달러(64억~68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며, 시장을 놀라게 했다. 3분기 주당순이익 가이던스는 예상치(24센트)의 두배 수준인 약 45센트로 제시했다. 이 소식이 전해진 후 마이크론 주가는 장후 시간외 거래에서 18% 넘게 급등했다. 마이크론의 호실적에 웨스턴디지털 주가도 덩달아 올랐다.
 
산자이 메로트라 마이크론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는 마이크론이 반도체 업계에서 AI가 제공하는 다년간의 기회에서 가장 큰 수혜자 중 하나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반도체 업계가 올해 반등에 성공하고, 내년에는 기록적인 매출을 거둘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마이크론은 수익성을 회복했고, 예상보다 한 분기 앞서 흑자를 달성했다”고 강조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마이크론을 포함한 메모리 반도체 업계는 PC(개인용 컴퓨터)와 스마트폰 수요 약화로 인한 최악의 침체에서 벗어나고 있다”며 “반도체 업계 임원들은 AI 호황에 힘입어 반도체 업계가 성장과 수익을 회복할 것으로 낙관한다”고 짚었다.
 
실제 마이크론은 지난 2분기에 고대역폭 메모리(HBM) 5세대로 알려진 HBM3E에서 처음으로 이익을 거뒀다고 밝혔다. 또한 2024 회계연도에 수억 달러에 달하는 매출을 거둘 것으로 자신했다. 마이크론은 "이 반도체는 엔비디아 AI 가속기의 일부"라고 설명했다.
 
HBM은 1세대(HBM)-2세대(HBM2)-3세대(HBM2E)-4세대(HBM3)-5세대(HBM3E) 순으로 개발되고 있으며, HBM3E는 HBM3의 확장 버전이다. 젠슨황 엔비디아 CEO는 전날 “HBM은 매우 복잡하고 어려운 기술이며, 기술적인 기적과도 같다”며 마이크론을 이러한 기술의 ‘리더’라고 칭했다.
 
아울러 마이크론은 PC 및 스마트폰 제조업체 고객들로부터의 반도체 주문이 점차 안정화될 것으로 기대했다. 

또한 마이크론은 2024 회계연도 신규 공장 및 장비 관련 예산을 75억 달러에서 80억 달러 수준으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중국, 일본, 인도 등지에서 프로젝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메로트라 CEO는 뉴욕 등 미국 내 생산시설 확대와 관련해 “해외 확장과의 비용 차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충분한 반도체 보조금, 투자 세액 공제 및 인센티브 등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앞서 전날 백악관은 또다른 미국 반도체업체 인텔에 보조금 85억 달러, 대출 110억 달러 등 총 200억 달러 규모의 지원을 제공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