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 을지대병원 '잇몸 건강 비결…치아 2분 이상 닦아야'
매년 3월 24일은 대한치주과학회가 제정한 '잇몸의 날'이다. '삼(3)개월마다 잇(2)몸을 사(4)랑하자'란 의미다.
이처럼 구강 건강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데는 치아와 잇몸의 건강이 음식을 씹어 영양소를 흡수한 것을 넘어 질병 예방과 장수의 '바로미터'가 되기 때문이다.
흔히 '잇몸병'으로 부르는 치주 질환은 비겁한 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치아를 지지하는 치주 인대와 치조골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잇몸의 날'을 앞두고 의정부 을지대학교병원 이영규 치과 교수로부터 잇몸 건강을 지키는 법에 대해 들어본다.
치면세균막 내 미생물이 석회화돼 돌처럼 단단해지면 치석이 되고, 이 미생물을 제거하지 않으면 염증을 일으켜 치아 주변 조직과 뼈를 파괴한다.
이 교수는 "치주 질환은 재발이 잦고 완치가 불가능해 평소 올바른 양치·생활 습관을 통해 꼼꼼히 관리하는 게 중요하다"며 "올바른 양치법을 몰라 병을 키우는 경우를 많이 보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치면세균막을 잘 제거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잇몸 근처 치아 면에 미생물이 닦이지 않고 48~72시간 이상 방치되면 남아있는 세균막 주위 잇몸에 염증이 생긴다.
특히 이와 잇몸 사이, 이 사이에 세균이 많이 남는다.
이 때문에 치면 세균막이 남지 않도록 모든 부위, 특히 잇몸 주위를 더 신경 써 닦아야 한다.
칫솔을 잇몸 쪽으로 보내는 것이 중요해 칫솔 헤드가 작은 것이 유리하다.
잇몸은 혈액순환이 많은 곳이어서 칫솔질 이외에 특별히 잇몸 마사지를 할 필요는 없다.
치아는 사랑니를 제외하면 총 28개이다.
치아 1개당 씹는 면인 교합 면과 잇몸과 만나는 면이 4군데로, 총 5개 면을 닦아야 한다.
이 교수는 "고전 연구에 따르면 성인의 경우 양치질에 30초를 넘기지 않는다는 보고도 있다"며 "한 면을 닦는 데 1초를 할애하면(치아 하나당 5초) 28개 이를 닦는 데는 140초, 총 2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칫솔은 적절한 강도와 탄성을 가진 것이 좋다.
칫솔 강도가 약한 미세모 칫솔은 해당 부위에 칫솔모가 적절히 들어가도 세균막을 제대로 제거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 교수는 "세균막을 제거하는 방법으로 아직까지 칫솔질을 해 물리적으로 제거하는 것보다 효과적인 방법은 없다"며 "실제 진료실에서도 미세모를 정상 칫솔로 바꾼 것만으로도 잇몸 건강이 향상되는 경우를 자주 본다"고 조언했다.
이와 이 사이 잇몸이 소실돼 공간이 생긴 경우에는 이 틈에 맞는 치간칫솔을 사용해야 한다.
이 경우에도 너무 부드러운 치간칫솔은 피해야 한다.
공간에 비해 너무 작은 치간칫솔보다 칫솔을 넣었을 때 양쪽 인접 치아 면에 닿을 정도로 굵은 것을 사용하는 게 세균막 제거에 효과적이다.
치주 질환 예방과 치료에 치약의 역할은 그렇게 크지 않다.
이에 따라 약용 치약이나 치주 환자용 치약을 사용할 필요는 없다.
다만 이가 시릴 때는 과민성 치아용 치약을, 항암치료 등으로 일반 치약을 자극적으로 느끼는 환자라면 먼저 어린이 치약을 사용해 보는 것이 좋다.
양치질로 제거하기 어려운 치석은 연 1~2회 스케일링을 통해 제거하면 좋다.
치주 질환은 병의 정도에 따라 치은염과 치주염으로 나뉘는데, 염증이 잇몸에만 국한된 경우 치은염, 잇몸뼈 주변까지 진행된 경우를 치주염이라 부른다.
이 교수는 "미국 치주학회에서는 치주염 환자에게 1년에 4번 이상의 스케일링을 권한다"며 "일반 칫솔질만으로는 염증 부위의 치면 막까지 제거하는 것이 힘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