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배지 사냥 나선 기재부 관료들…'모피아' 입김 거세지나

2024-03-20 05:00
국민의힘 5명·민주당 2명 공천
정부 부처 중 가장 많은 후보자 배출
예산 편성에 전문성·카르텔 우려 공존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해 10월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기획재정부 출신들이 22대 국회의원 총선거에 대거 출사표를 던졌다. 국회 내 '모피아(옛 재무부와 마피아 합성어)' 세력 확대에 대한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19일 정치권과 관련 부처 등에 따르면 이날 기준 총선 후보로 확정된 기재부 출신 인사는 총 7명이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각각 5명과 2명을 공천했다. 방문규 국민의힘 후보를 제외하면 험지보다는 양지 공천을 받았다는 평가다. 

국민의힘의 경우 김완섭(강원 원주을), 방문규(경기 수원병), 이종욱(경남 진해), 송언석(경북 김천), 추경호(대구 달성군) 등이 금배지 잡기에 나섰다. 송언석·추경호 후보는 3선, 나머지는 초선에 도전한다. 

민주당은 안도걸(광주 동남구을), 조인철(광주 서구갑) 후보로 맞불을 놓는다. 안도걸 후보는 행정고시 33회로 문재인 정부 시절 기재부 2차관을 역임했다. 행시 40회인 조인철 후보는 농림해양예산과장을 끝으로 기재부를 나온 뒤 광주광역시 문화경제부시장 등을 지냈다.  

양당 외에도 최경환 전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이 경북 경산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4선 의원으로 박근혜 정부 시절 친박 좌장으로 불렸던 최 후보는 이번에 권토중래를 노린다. 

모피아 출신 국회의원 수는 등락을 거듭 중이다. 지난 20대 총선 때는 새누리당의 최경환·추경호·김광림·이종구, 민주당 김진표, 국민의당 김관영·장병완 등 7명이 여의도에 입성한 바 있다. 21대 들어서는 미래통합당의 류성걸·추경호·송언석, 민주당 김진표 등 4명으로 쪼그라들었다.  

기재부는 검찰, 경찰 등과 더불어 국회의원을 지속적으로 배출하는 영역으로 꼽힌다. 특히 예산 편성과 조정 과정에서 국회와 접촉면이 넓은 예산실 출신이 발탁되는 경향이 강하다. 실제 이번 선거에 출마하는 송언석·방문규·안도걸·김완섭 후보 등이 모두 예산실을 총괄하는 기재부 2차관을 지냈다. 

국회 내 모피아의 세력 확대를 바라보는 시각은 이중적이다. 김준일 시사평론가는 "기재부 관료 출신이 출마하면 유권자는 우리 지역이 더 많은 예산을 배정 받을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이에 반해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모피아 카르텔이 정치권에서 힘을 발휘하면 예산 편성 등이 집단 이해관계에 따라 자의적으로 이뤄질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