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총 "한국 대기업·중기 임금, 일본 넘어섰다"

2024-03-17 14:07
韓, 대·중소기업 간 격차는 확대

한국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임금 수준이 일본보다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20년 새 한국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는 일본보다 더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2002년과 2022년 한국과 일본 기업 간 임금을 분석해 이 같은 내용이 담긴 '한일 임금 현황 추이 국제비교와 시사점' 보고서를 17일 공개했다.

2002년 일본의 절반에도 못 미쳤던 한국 대·중소기업 임금은 2022년 일본을 넘어섰다. 한일 양국 10인 이상 기업에 종사하는 상용근로자 월 임금총액 수준을 비교한 결과 2002년 한국은 179만8000원으로 일본(385만4000원)에 뒤처졌다. 

하지만 20년 뒤인 2022년에는 한국이 399만8000원을 기록하며 379만1000원의 일본을 앞질렀다. 규모별로 보면 한국 대기업 임금은 2002년 228만4000원에서 2022년 588만4000원으로 상승했다. 이 기간 임금 인상률은 157.6%에 달했다.

중소기업은 160만8000원에서 339만9000원으로 상승해 111.4% 인상률을 나타냈다. 일본의 경우 대기업은 483만6000원에서 443만4000원으로 감소했고 중소기업은 310만6000원에서 326만9000원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일본 대기업은 6.8% 감소, 중소기업은 7% 올랐다. 

그 결과 한국 대기업뿐 아니라 중소기업도 20년 새 일본 기업보다 임금 수준이 더 높아지게 됐다. 2002∼2022년 한일 간 실근로시간 변화까지 고려하면 양국 임금 인상률 차이는 더 크다. 한국은 월 근로 시간이 20년 새 13.8% 감소(초과근로시간 제외)하는 동안 월 임금총액(초과급여 제외)은 122.3% 늘었다. 한국에서는 시간당 임금도 2002년 9954원에서 2022년 2만5661원으로 157.8% 증가했다. 

반면 일본에서는 같은 기간 근로 시간과 임금에 거의 변동이 없었다. 2022년과 2002년의 시간당 임금도 비슷한 수준이다. 일본 대기업의 시간당 임금은 9.7% 감소했다. 또 한일 경제성장률과 기업 규모별 임금 인상 폭을 비교한 결과에 따르면 한국 대기업 임금 인상률은 1인당 명목 국내총생산(GDP) 상승률보다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2002∼2022년 한국 대기업 시간당 임금 인상률은 183.1%로 1인당 명목 GDP 증가율(154.2%)을 웃돌았다. 

일본에서는 이 기간 1인당 명목 GDP가 8.8% 증가했지만 대기업 시간당 임금은 9.7% 하락했다. 월 임금총액 인상률은 비슷한 모습을 보였다. 중소기업의 경우 한국은 시간당 임금 인상률이 152.5%로 1인당 명목 GDP 증가율과 거의 비슷한 수준이었다. 일본 중소기업은 시간당 임금 증가율이 8.9%로 집계됐다. 일본 GDP 증가율과 유사한 양상이다.

한국 대기업의 임금 인상률이 높은 탓에 중소기업과의 임금 격차도 일본에 비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 한일 대기업 임금을 각각 '100'으로 할 때 중소기업 임금수준은 한국이 57.7, 일본은 73.7로 나타났다. 이는 한국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상대적 임금 격차가 일본보다 더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2002년에는 한국이 70.4, 일본이 64.2였다. 20년 새 대기업 대비 한국 중소기업 임금 수준은 12.7%포인트 감소한 반면 일본은 9.5%포인트 증가했다. 
 
[사진=한국경영자총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