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파 이어 마포·동작 등도 고개 들었다... 서울 아파트값 바닥 찍나?
2024-03-17 16:30
부동산 경기 위축으로 한파가 이어지던 주택 시장에서 ‘집값 바닥론’이 서서히 고개를 들고 있다. 최근 들어 ‘집값 바로미터’로 여겨지는 송파를 시작으로 일부 자치구의 아파트 매매가격이 소폭 회복하면서 집값이 저점을 찍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면서다. 다만 전반적인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평년 수준을 밑돌고 있고, 일부 지역은 여전히 낙폭을 키우는 등 혼조세가 이어지고 있어 큰 폭의 반전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관측도 나온다.
17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3월 둘째 주(11일 기준) 서울 아파트 값은 0.01% 하락해 전주(-0.02%) 대비 낙폭을 줄였다. 25개 자치구 가운데 집값이 상승한 곳도 한 주 사이에 1곳에서 5곳으로 늘어났다. 송파구와 동작구가 각각 0.03% 상승해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고, 광진구가 0.02%, 마포구와 영등포구가 0.01%씩 올랐다. 용산구와 중구는 하락을 멈추고 보합(0.00%)으로 전환됐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아직 매수인과 매도인 사이 희망 가격 차이로 인해 거래 관망세가 지속되고 있다"면서도 "정주 여건에 따라 지역·단지별로 상승과 하락이 동반하는 혼조세를 보이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강북에서도 신고가 거래가 나타나고 있다. 동작구 상도동 '상도브라운스톤' 전용 84㎡는 지난 7일 11억6000만원(8층)에 매매됐다. 전달 10억6000만원(2층)과 비교해 1억원 오른 액수다. 마포구 염리동 '마포프레스티지자이' 전용면적 84㎡도 지난 5일 19억70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 기록을 다시 썼다.
최근 거래량이 늘고 매수 심리가 회복되고 있는 등 부동산 관련 지표가 개선되면서 시장에서는 집값이 바닥을 다지는 게 아니냐는 분위기다.
실거래가격지수는 표본조사와 달리 실제 거래가격을 비교해 변동폭을 지수화한 것으로, 여러 부동산 지표 가운데 시장 상황을 가장 정확하게 반영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도 증가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조사 결과 지난 1월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2571건으로 전월(1824건) 대비 40.9% 증가했다. 2월 거래량은 이날 현재 2195건이지만 신고 기한이 이달 말인 점을 감안하면 1월 거래량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주임교수는 "강남 지역을 중심으로 투자 수요가 늘면서 서울 집값이 바닥을 다지고 올라서는 상황"이라며 "향후 금리 인하 등의 조치가 이뤄지면 서울은 빠르게 상승장에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다만 아직 집값 바닥을 논하기엔 이르다는 시각도 있다. 일부 지역에서 집값이 상승 전환했으나 아직 거래량이 충분히 회복되지 않은 데다 고금리 등으로 부동산 경기 침체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백새롬 부동산R114 책임연구원은 "다만 거래량이 여전히 평년 수준에 못 미치고, 강화된 대출규제를 비롯해 매수세를 이끌 만한 동력을 찾기 어려운 시장 상황을 고려하면 본격적인 거래 회복 시그널로 판단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