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공사 어디 없나요?"....'공사비 증액' 나서는 재건축조합들
2024-03-13 17:18
최근 몇 년간 원자재값과 인건비 인상 등으로 공사비가 급등하면서 재건축 조합에서도 공사비 증액 카드를 꺼내드는 사례가 늘고 있다. 3.3㎡당 공사비 1000만원을 제시해도 시공사를 찾지 못해 유찰되는 현장까지 생겨나는 상황이다.
13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도곡개포한신아파트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은 지난 6일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공고를 내면서 총 공시비 4295억원을 제시했다. 3.3㎡당 920만원 수준이다.
서울 서초구 신반포27차 재건축조합은 지난 1월 말 진행한 시공사 선정 입찰 당시 3.3㎡당 공사비를 908만원으로 제시했다가 단 한 곳도 응찰하지 않아 유찰된 이후 지난달 26일 2차 시공사 선정 입찰공고를 내면서 959만원으로 올렸다.
앞서 송파구 가락동 가락삼익맨숀도 지난달 시공사 선정 입찰 당시 조합 측이 3.3㎡당 810만원을 제시했으나 건설사가 단 한 곳도 참여하지 않았다.
건설업계에서는 공사비 현실화가 시급하다고 주장한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1월 건설공사비지수는 154.64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공사비 갈등 이슈가 부각되는 것은 건설사들이 자체적으로 감내할 수 있는 한계점을 지났기 때문"이라면서 "건설사들이 손해를 떠안고 적자 공사를 더는 할 수 없는 노릇"이라고 말했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한국부동산경영학회 회장)는 "조합들은 싸게 발주하려고 하고 건설사들은 비싸게 수주해 수익을 내려고 한다"며 "조합과 건설사가 제시하는 공사비 간극이 워낙 커서 합의가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조합이 공사비 증액에 나서고 있지만 건설사들 마음을 돌리기엔 역부족"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