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생명 건 이낙연, 광주 광산을에서 기사회생할까
2024-03-12 12:25
"광주에서도 큰 정치인이 나와야" 지지 호소...명분 상실이 큰 흠
정치 거물에 맞선 민형배 "제대로 한 수 배우겠다" 자신감 내비쳐
정치 거물에 맞선 민형배 "제대로 한 수 배우겠다" 자신감 내비쳐
새로운미래 이낙연 공동대표가 4·10총선에서 광주 광산을 선거구에서 출마하겠다고 밝혀 이곳이 전국적인 관심지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이 공동대표가 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당’으로 전락했다며 반발하고 탈당, 입지가 좁아진 상황에서 광주의 유일한 ‘현역 친명’ 민형배 후보를 상대하게 돼 주목 받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 10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새로운미래 총선 필승 결의대회를 열고 “광주 시민의 의견을 폭넓게 들었는데 놀랍도록 많은 분들이 광산을 지역을 권했다”고 밝혔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친명’ 민형배 의원과 맞붙는다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고 ‘반 민형배 정서’를 활용하면 승산이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이 대표가 자신의 정치생명을 건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그는 동아일보 기자 출신으로 김대중 전 대통령 권유로 정치에 입문했다.
고향인 영광군 선거구에서 내리 4선(16~19대)을 했고 21대 서울 종로구 선거에서 당선, 5선 의원이다. 2014년부터 전남도지사를 지냈다.
이후 문재인 정부 초대 국무총리로 2년 7개월 동안 최장수 총리를 지냈다.
총리 퇴임 후 2020년 민주당 대표에 선출돼 대선 후보 경선을 치렀지만 이재명 후보에게 패했다.
미국에 머물다 1년여 만에 귀국해 민주당을 탈당했다.
상대 후보인 민형배 의원도 기자 출신이다. 전남일보 퇴사 후 시민운동을 하다 노무현 정부 때 청와대에서 일했고 광산구청장을 두 번 지냈다.
이어 문재인정부 청와대에서 비서관으로 활동하다 지난 21대 총선에서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민 의원은 2022년 '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 과정에서 민주당을 탈당하고 1년여 만인 지난해 4월 복당했다.
민 의원은 광주에서 치러진 민주당 경선 7곳에서 현역의원 6명이 탈락했지만 현재까지 유일하게 살아남았다. 3자 경선에서 결선 투표 없이 본선에 진출하는 저력을 보였다.
그는 최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아주 특별한 한 분이 광주로 오시겠다 한다. 잘 모시겠다. 제대로 한 수 배우겠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 대표의 정치적 아킬레스건은 민주당 탈당으로 꼽힌다.
지역 정치계에서는 “광주와 호남을 배경으로 성장해 당대표와 국무총리를 지내는 등 누구보다 민주당에서 특혜를 누렸으면서 탈당해 대의명분을 잃었다”고 지적했다.
특히 50세 이후 장년층 반발이 심하다.
광주 동구 문일식씨(69)는 “큰 정치인이라면 참고 견디며 때를 기다릴 줄 알아야 한다. 특히 윤석열 정권의 잘못을 냉혹하게 지적하며 대안세력으로 성장할 필요가 있는데 경솔하다. 여느 정치인과 똑같다”고 비판했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광주 북구 70대 이 모씨는 “낯짝도 없는 사람을 누가 찍겠느냐. 주변에 좋다는 사람을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대표 측 지지세를 무시할 수 없다.
이 지역에서 2선 국회의원을 지낸 권은희 전 의원이 이 대표 지원에 나섰다.
광산구는 이 대표 고향인 전남 영광군과 가까워 '지연'을 기대할 수 있고, 모교인 광주일고 동문들의 지원도 무시할 수 없다는 전망이 나온다.
민주당 공천 파동으로 생긴 이재명 지도부에 대한 반감이 새로운미래와 이 대표를 대안 세력으로 선택할 수 있다는 것도 이 대표에게 유리한 지점이다.
민주당에 실망한 광주 표심이 국민의힘이나 개혁신당을 선택하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또 광산구는 주민 평균 연령이 39.5세로 젊은 유권자들이 많고 과거에도 변화의 바람이 이 바람이 승부를 가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 대표가 민 의원을 이긴다면 광주 민심이 정권과 맞설 주체로 민주당이 아닌 다른 선택을 했다는 명분을 얻을 수 있다.
상대 후보 민형배 의원은 광산구청장을 지내 나름의 단단한 지지세력이 있고 현역 프리미엄으로 밀릴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그에게는 이번 선거가 또 다른 기회이기도 하다. 5선에 당 대표와 총리까지 지낸 '거물'과 맞붙어 재선에 성공하면 정치적 위상이 그만큼 올라가기 때문이다.
한 달도 채 안 남은 기간 광주 광산을에서 어떤 바람이 불지 관심거리다.
한편 이 지역에 국민의힘에서는 안태욱 전 TBN광주교통방송사장이 나섰고 진보당은 전주연 전 민주노총 광주본부 사무처장, 녹색정의당은 김용재 전 중소상인살리기 광주네트워크 위원장을 후보로 내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