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총리 "전문병원도 실력 있으면 상급종합병원만큼 수가 받아야"

2024-03-12 10:44
"수가 체계부터 응급환자 이송체계까지 전문병원 육성책 마련하라"

전공의를 중심으로 한 의사들의 집단행동이 계속되고 있는 지난 11일 오후 한덕수 국무총리가 의료 현장의 상황 청취를 위해 서울 영등포구 뇌혈관전문 명지성모병원에 도착해 병원으로 들어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덕수 국무총리는 12일 "규모가 작은 전문병원도 실력이 있으면 상급종합병원만큼 수가를 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국무조정실에 따르면 한 총리는 지난 11일 수도권 유일 뇌혈관 질환 전문병원인 서울 명지성모병원을 찾아 병원 측과 현장 의료진의 건의를 들은 후 이같이 지시했다.

한 총리는 "복지부는 전문병원이 수준 높은 진료를 수행할 수 있도록 전문성과 성과에 따른 지원 방안을 검토하라"며 "수가 체계부터 응급환자 이송 체계까지 전문병원 육성책을 마련하라"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수가 지원에 병원 규모별 기준이 적용돼 전문병원은 똑같은 치료와 높은 전문성에도 불구하고 상급종합병원보다 낮은 수가가 지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 총리는 또 "문화체육관광부는 대국민 홍보를, 소방청은 일선 구급요원과 119 구급상황실 등에 뛰어난 진료 실적을 보인 지역별·질환별 전문병원과 강소 병원에 대한 정보공유와 교육을 확실히 하라"고 지시했다.

이 같은 지시는 일선 구급요원들이 긴급환자를 상급종합병원의 권역응급센터나 지역 응급의료센터로 먼저 이송했다가, 마지막에 전문병원으로 옮기는 사례가 발생해 '골든타임'을 놓칠 때가 많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라고 국무조정실은 설명했다.

한 총리는 "필수의료와 지역의료가 붕괴해 전 국민이 이른바 '빅5' 병원에 가는 모순을 해소하고, 국민 누구나 '우리동네 빅5'를 믿고 찾아갈 수 있어야 한다"며 전문병원 육성책을 정부의 개혁과제에 적극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지시는 대형병원이 전공의에게 의존하는 의료 체계를 정상화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정부의 인식을 구체화한 것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소위 '빅5 병원'의 전공의는 2745명으로, 전체 의사(7042명)의 40%를 차지한다. 

정부 관계자는 "의료 개혁이 성공하려면 동네 병·의원(1차), 중소병원·전문병원(2차), 상급종합병원(3차)으로 연결되는 합리적 의료전달체계가 확립돼야 하고 이를 위해 강소 병원과 전문병원의 발굴과 육성이 중요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