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40개 의대서 3401명 증원 신청···미복귀 전공의엔 처분 통지(종합)

2024-03-05 17:08
정부, 오늘부터 면허정지 사전통지서 발송
전임의·인턴 이탈 움직임에··· 의료공백 악화일로

정부에 따르면 전국 40개 대학이 2025학년도 대입에서 의대 정원을 3401명 늘려 달라고 신청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러한 증원 신청 규모는 정부의 의대 증원 목표 2000명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며 지난해 실시한 각 의대 수요조사 결과(최대 2847명)도 뛰어넘는다. [사진=연합뉴스]
 
전국 40개 의과대학이 2025학년도 입시에서 의대 정원을 3000명 넘게 늘려 달라고 신청했다. 지난해 대학을 대상으로 조사한 수요조사 결과 중 최대치(2847명)를 상회하는 수준이다.

근무지 이탈 전공의는 9000명에 육박한다. 정부는 이들에게 의사 면허정지 통지서를 발송한다는 계획이다. 이런 가운데 일부 전임의마저 병원을 떠나는 사례가 나오면서 의료 공백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4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브리핑을 통해 “교육부에서 2월 22일부터 3월 4일까지 2025학년도 의과대학 정원 신청을 받은 결과 총 40개 대학에서 3401명을 증원해 달라고 신청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신청 규모는 정부의 의대 증원 목표(2000명)는 물론 지난해 각 의대 수요조사 결과(최소 2151명~최대 2847명)를 크게 뛰어넘는다. 

구체적으로 보면 서울 소재 8개 대학은 365명, 경기·인천 소재 5개 대학 565명 등 수도권 13개 대학이 총 930명을 증원해 달라고 신청했다. 비수도권 27개 의대는 2471명을 증원해 달라고 정부에 요청했다. 이는 전체 중 72.6%에 달하는 수치다.

박 차관은 “정부는 각 대학이 제출한 수요와 교육 역량, 지역과 필수의료 지원 필요성, 소규모 의과대학의 교육 역량 필요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정원 배정 절차를 신속하게 마무리하겠다”고 말했다.

수련병원 현장점검을 이어가고 있는 정부는 전공의 7000여 명에 대한 미복귀 증거를 확보하면서 이들에 대한 행정·사법 처리에 착수한다는 방침이다.

중대본에 따르면 4일 오후 8시 기준 주요 100개 수련병원 내 신규 인턴을 제외한 레지던트 1~4년 차 9970명을 점검한 결과 근무지 이탈자는 90.1% 수준인 8983명에 달했다. 현장에서 확인한 업무개시명령 불이행 전공의는 7000여 명이다. 정부는 이들을 대상으로 순차적으로 면허정지 3개월 사전통지서를 보낼 예정이다.

박 차관은 “남은 50개 병원에 대해서도 추가로 현장점검을 실시하고 업무개시명령 위반이 확인되는 대로 정부는 면허정지 절차를 집행할 예정”이라며 “5일부터 행정처분 사전통지서를 발송한다”고 말했다.

한편 의과대학 교수들 역시 사직서를 제출하는 등 의대 증원 반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날 강원대 의대에서 이 대학 교수 10여 명을 중심으로 대학 측의 증원 규모 결정을 비판하는 삭발식이 열렸다. 배대환 충북대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대학 측의 정원 확대 계획을 비판하며 “사직서를 제출했다. 병원에 남을 이유가 없어 사직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전문의 자격을 따고 추가 수련을 받는 전임의와 의대를 갓 졸업한 인턴들도 잇따라 이탈하면서 의료공백이 메워지지 않고 있다. 이른바 ‘빅5’ 대형병원에서 일부 전임의가 지난달 계약 만료 후 이번 달부터 근무를 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 인턴들은 통상 3월부터 병원에서 근무를 하게 되지만 이번 사태로 임용을 포기한 사례도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 

빅5 병원 전체 의사 중 전공의는 37%, 전임의는 16%가량 차지하고 있어 중환자 수술이나 외래 진료 공백이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우려된다. 

대형병원 관계자는 “이번 주 계약이 진행 중인 상황이라 정확한 규모는 파악하기 어렵다”면서도 “전공의들만큼 대다수가 계약을 안 하는 정도는 아니지만 일부 전임의가 계약을 갱신하지 않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이 정부세종청사에서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