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고공행진 중인 日증시, 현지 언론 "주식시장 과열, 반도체 버블" 지적도
2024-03-05 14:46
도쿄일렉트론·어드반테스트 등 반도체 관련주가 상승 견인, 반도체 버블 지적…상승세 지속 전망도
일본 증시 대표 주가지수인 닛케이225 평균주가(닛케이지수)가 4만선을 사상 처음으로 돌파하며 고공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아사히신문 등 일본 언론들은 5일 주식 시장의 과열된 양상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금융시장 일각에서 ‘반도체 버블’이라는 지적도 나오는 모습이다.
앞서 지난 4일 닛케이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50% 오른 40,109로 장을 마감하면서 처음으로 장중 및 종가 기준 4만선을 모두 넘어섰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신문)은 이와 관련해 미국 뉴욕증시 대표지수 중 하나인 나스닥 지수가 지난 1일(현지시간)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고 전했다. 뉴욕증시에서 인공지능(AI)・반도체 업종이 상승하면서 도쿄증시도 그 영향을 받아 반도체 관련 종목이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아사히신문은 닛케이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연일 갈아치우는 가운데 “뒤쳐지지 않기 위해 투자를 시작한 사람들이 급증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특정 주식이 주가 상승을 견인하고 있어 위험성도 잠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닛케이신문도 “전날 주식 시장에서 닛케이지수를 구성하는 기업 중 40%만 주가가 올랐고 나머지 60%는 떨어졌다”고 짚었다.
아사히신문은 “반도체 버블이라는 지적이 있다”면서 “주가수익비율(PER)을 보면 도쿄일렉트론은 지난해 연말에 38배에서 현재 53배로 급상승했다”고 보도했다. 다이와증권 관계자는 도쿄일렉트론의 PER에 대해 “논리적으로 생각하면 매수 불가능한 수준”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PER은 주가를 1주당 순이익으로 나눈 것으로, 주가의 적정 가격 수준을 평가하기 위해 사용하는 지표이다.
닛케이신문은 일본과 미국의 주요 주가지수 급등에 대해 "버블이라고 보는 전문가는 적다"면서도 "일부 기업에 자금이 집중되고 경험이 적은 투자자들이 주식시장에 참가하는 양상이 1990년대 IT 버블 시기와 닮았다"고 분석했다.
또한 "1990년대 IT 버블 시기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아시아 금융위기 등에 대응해 막대한 자금을 시장에 투입했는데, 지금은 코로나19 확산 등을 계기로 늘어난 돈이 여전히 금융시장에 남아 있다"고 전했다.
한편 현재 주식시장이 과열 양상을 띠고는 있지만 이같은 상승세가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마이니치신문은 엔화 가치 하락(엔저)과 미국 주가가 향방을 좌우할 것이라는 전문가의 견해를 인용해 보도했다. 다이와증권 관계자는 “반도체 관련 기업의 실적은 부침이 심하지만 AI 등에 사용되는 반도체 수요는 확실히 늘고 있다”면서 “닛케이지수는 반도체 업계의 높은 성장 가능성이 반영된 것으로 현 상황이 1~2년은 계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