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상필·신숙희 신임 대법관 "사회적 약자 배려" 한목소리

2024-03-04 11:30
"공정·신속한 재판으로 국민 기본권 보장하는 것이 책무"
"수많은 분의 삶에 큰 영향…법관 막중한 책임 다시 생각"

엄상필 신임 대법관이 4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2024.3.4 [사진=연합뉴스]
엄상필(사법연수원 23기)·신숙희(25기) 신임 대법관이 임기를 시작했다. 두 신임 대법관은 취임식에서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에 대한 배려·보호를 강조했다.

엄 대법관은 4일 취임사에서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를 배려하고 보호하는 것이 법원의 임무임을 잊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송사를 듣고 다루는 근본은 성의에 있다"며 "정성을 다해 분쟁의 본질을 이해해야 하고, 경험과 시야의 한계를 인정하고 주위에서 지혜를 구하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아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실체적 진실 발견과 절차적 정당성의 실현, 그중 어느 하나도 소홀히 하지 않겠다"며 "공정하면서도 신속한 재판을 통해 국민의 자유와 기본권을 충실히 보장하는 것, 사회 통합과 발전에 기여하는 것이 우리의 소명이자 책무"라고 말했다.
 
신숙희 신임 대법관이 4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2024.3.4[사진=연합뉴스]
신 대법관은 이날 취임사에서 "사회적 편견 때문에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사람들의 작은 목소리도 놓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첨예한 사회적 갈등의 해소 수단이 많지 않은 우리나라에서 그간 대법원은 최고법원으로서 상징적 의미에 걸맞은 실천적 성과를 이룩해 왔고, 대법원에 거는 국민의 기대는 더욱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제가 쓴 판결을 검색해 봤더니 8000건가량 됐다"며 "그 사건들에 담겨 있을 수많은 분의 희로애락과 그분들의 삶에 큰 영향을 줬을 법관이라는 직업이 갖는 막중한 책임에 대해 다시 생각해 봤다"고 덧붙였다.

그는 고(故)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전 미국 연방대법관의 '당신이 마음속에 지닌 가치를 위해 싸워라. 그러나 다른 사람들이 당신을 따를 수 있는 방법으로 하라'는 말을 인용하면서 "많은 사법부 구성원이 진심으로 동의하고 따를 수 있는 방식과 내용을 늘 고민하고 이를 실천하려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