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사 갈등 최고조…면허정지 등 처분 압박
2024-03-03 17:49
한 총리 "전공의 돌아와 달라" 호소
재취득 어렵게 관련규정도 손볼 듯
대통령직속 의료개혁특위 TF 운영
재취득 어렵게 관련규정도 손볼 듯
대통령직속 의료개혁특위 TF 운영
돌아오지 않은 전공의들에 대한 면허정지 등 행정처분과 사법절차가 본격화할 전망이다. 이미 전공의 복귀 '데드라인(2월 29일)'이 지난 가운데 정부는 예외 없이 미복귀 전공의 전체를 대상으로 법적 처분을 시행하겠다고 강조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정부가 정한 전공의 복귀 시한을 사흘 넘긴 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의사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를 열고 "정부 원칙은 변함이 없다"면서 "불법적으로 의료 현장을 비우는 상황이 계속된다면 정부는 헌법과 법률이 부여한 정부의 의무를 망설임 없이 이행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는 의사 면허정지 등 행정처분 외에 사법처분까지 단행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러면서 "대부분 전공의가 복귀하지 않고 있다"며 "스승과 환자, 나아가 전 국민 목소리를 외면한 것에 대해 정부는 안타깝고 유감"이라고 말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오후 5시 100개 수련병원 기준 의료 현장에 복귀한 전공의는 총 565명(전체 1만3000명 중 4.3%)에 불과하다. 정부는 연휴(3월 1~3일) 동안 복귀한 전공의에 대해서는 추가로 판단하겠다는 방침이지만 해당 기간 집단으로 병원 현장에 돌아오는 움직임은 보이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미복귀 전공의 전체에 대해서는 4일부터 행정·사법조치 처분을 적용하겠다는 게 정부 방침이다.
복지부는 집단행동에 가담한 의사들에 대해 면허 취소 후 재취득이 어렵도록 관련 규정도 손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는 지난 1일 의료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발당한 의협 전·현직 간부들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하기도 했다. 정부가 제시한 전공의 복귀 시한인 바로 다음 날, 처음으로 공권력을 투입한 것이다. 정부는 이들이 전공의의 집단사직을 지지하는 등 집단행동을 교사하고 방조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복지부는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별위원회' 출범을 위한 준비 태스크포스(TF) 운영에도 들어간다. 의료개혁특위는 의료개혁 주요 정책과제 중 중장기적 구조개혁 과제 등을 검토하고 이행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사회적 논의기구다. TF는 이번 주부터 본격 운영할 계획이다. 위원회 출범에 앞서 의료개혁 과제에 대한 구체적 논의와 사회적 공론화도 신속히 진행할 예정이다.
정부의 압박과 설득에도 의사들은 의과대학 정원 증원 무산을 위한 집단행동을 이어갔다. 대한의사협회는 3일 오후 서울 여의도에서 '전국의사 총궐기대회'를 열고 정부에 의대 정원 2000명 확대 추진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날 집회에는 의협 소속 의사·전공의, 의대생과 의대 학부모 등 4만여명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