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3명의 차관을 모두 교체한 가운데 신임 차관들이 부처 간 칸막이를 없애고 현장과 소통을 강화하겠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통신시장 경쟁 촉진과 제4 이통사 안착도 주요 과제로 꼽았다.

26일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이날 취임한 1, 2차관과 과학기술혁신본부장(3차관)은 이러한 내용의 취임사를 내고 본격적으로 관련 업무에 착수했다.

과학·연구개발과 정부 출연연구기관 정책을 맡는 이창윤 신임 1차관은 이날 취임사를 통해 "그간 우리는 신속한 모방과 추격(패스트 팔로우)을 통해 발전을 이룩했지만, 더 이상 역할 모델이 없다"며 "이제 아이디어와 혁신을 무기로 경쟁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런 선도형 연구개발 환경을 만들기 위해 정부가 지난해 연구개발 예산 구조조정이라는 어려운 결정을 했다"며 "어려움을 겪는 연구 현장도 있을 수 있는 만큼 대학, 출연연, 기업 연구소 등 현장 목소리를 듣고 보완할 수 있도록 소통하겠다"고 덧붙였다.

연구개발 예산을 심의하는 류광준 신임 과기혁신본부장도 취임사에서 "선도형 연구개발 시스템으로 전환하는 혁신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연구자들이 혁신 연구개발에 도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선진국과 연대하겠다"며 "체계를 바꾸는 과정에서 성장통이 있을 수 있지만 현장 목소리를 듣고 연구에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전했다.

이러한 방침 아래 과기혁신본부는 소규모 연구개발 사업을 통합해 규모를 키우고 예비타당성 조사제도를 개선하기로 했다. 류 본부장은 △기초·원천 연구와 차세대 기술에 대한 장기 투자 △연구 생활장학금 확대 △연구개발 수행 부처와 기관 간 칸막이 제거 등을 약속했다.

통신·인공지능(AI) 정책을 주도하는 강도현 신임 2차관은 취임사를 통해 인공지능을 통한 대한민국 디지털 전환과 혁신을 강조했다.

강 차관은 "AI 반도체로 대표되는 하드웨어와 생성 AI로 대표되는 소프트웨어 경쟁력이 유기적으로 연계돼 성장할 수 있도록 튼튼한 생태계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생성 AI가 국내에 성공적으로 적용될 경우 연 300조원 이상의 경제적 파급효과가 예상된다"며 "디지털 전환 속도를 높일 수 있도록 민간과 관계부처와 긴밀히 협의하고 부처 간 공동 정책과제 발굴 등 역량을 결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단통법 폐지 예고로 국민들의 관심이 집중된 통신 분야에선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정책'을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강 차관은 △통신 시장 경쟁 촉진 △제4 이통사 시장 안착 △미래 지향적 주파수 공급 △6G·우주 인터넷 대비 등의 정책에 주안점을 둘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오전 취임식을 마친 후 세 명의 차관은 일제히 현장에 방문해 전문가 목소리를 경청했다. 

이 차관은 한국연구재단 연구사업관리전문가(PM)들과 간담회를 갖고 연구개발 매니지먼트(관리) 고도화를 주문했다. 강 차관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인터넷침해대응센터(KISC)를 방문해 사이버 공격 대응 현황과 비상 대응 체계를 점검했다. 류 본부장은 차세대과학기술한림원(Y-KAST) 회원들을 만나 젊은 연구자 지원 방향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