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심야 최고위서 김우영 '은평을' 출마 격론

2024-02-26 09:35
홍익표·고민정 이의제기에도 현역 강병원과 경선 유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를 마치고 나와 차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비공개 심야 최고위원회의에서 서울 은평을 지역구에 출마한 김우영 강원도당위원장의 경선 참여 문제를 놓고 격론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26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재명 대표와 홍익표 원내대표, 최고위원 등 민주당 지도부는 전날 오후 7시께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열었다.

애초 회의는 단수공천된 후보자 인준 등 공천 실무와 관련한 안건을 의결하기 위해 마련됐다. 하지만 정작 가장 크게 논의된 것은 김 위원장 문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 출마는 당 공천관리위원회에 재심이 신청된 바 있다. 은평을 현역인 강병원 의원이 김 위원장의 강원도당위원장직 사표가 수리되지 않은 점과 이 상태에서 서울 출마 의사를 밝혀 주의까지 받은 점을 지적했기 때문이다.

당 공직선거후보자추천재심위원회는 이날 오후 강 의원의 재심 신청을 기각했는데, 최고위는 재심 기각 결정을 수용해야 하느냐를 놓고 의견이 나눠졌다고 한다. 특히 김 위원장의 은평을 출마를 문제 삼았던 홍 원내대표가 재차 반대 의견을 개진했다.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4시간 넘게 이어진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홍 원내대표가 반대 의견을 냈나'라는 물음에 "그렇다고 볼 수 있다. 깊이 있는 논의가 있었다"고 답했다. 비명(비이재명)계인 고민정 최고위원도 홍 원내대표와 의견을 함께했다고 복수의 참석자들이 전했다.

다만 결국 김 위원장은 은평을에서 강 의원과 경선을 치를 것으로 보인다. 당헌·당규에 따르면 공관위에 이어 재심위까지 재심 신청을 기각했다면 최고위가 그 결정을 뒤집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권 수석대변인은 "(홍 원내대표는) 최종적으로 그런 결론(경선)이 나는 것에 대해서는 동의했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서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의 서울 중성동갑 공천 여부와 소위 '올드 보이' 후보들의 공천 배제, 여론조사 공정성 논란 등의 문제는 논의되지 않았다고 한다. 

이 대표는 최고위 이후 "민주당은 1년 전에 확정한 특별당규에 의해 시스템 공천을 하고 있다"며 "각종 위원회에서 합리적인 판단을 하고 있는데, 낙천되신 분이나 경선에 참여를 못 하는 분들은 매우 억울하실 텐데 위로 말씀을 드린다"고 논란을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