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F-21 기술유출 시도' 인니 기술자 경찰 수사 전환

2024-02-22 14:11
정부합동조사 35일 만…석종건 방사청장 "조사로는 한계, 모든 것 밝혀야"

한국형 초음속 전투기 KF-21 '보라매'가 지난해 10월 16일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열린 '서울 ADEX 2023(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 2023)'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시범비행을 선보이고 있다.[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서 근무하던 인도네시아 기술자가 한국형 전투기 KF-21 자료를 유출하려다 적발된 사건이 경찰 수사로 전환됐다. 방위사업청·국군방첩사령부·국가정보원으로 구성된 정부합동조사팀이 조사를 진행한 지 35일 만이다.
 
최경호 방위사업청 대변인은 22일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21일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며 “향후 수사 결과에 따라 관련 사항들을 조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상남도 사천 KAI 본사에서 근무하던 한 인도네시아 기술자는 지난달 17일 KF-21 개발 과정 등 관련 자료가 담긴 이동식저장장치(USB) 다수를 외부로 반출하려다 적발됐다. 이 기술자는 회사 보안검색대를 통과하다가 보안요원에게 제지당했다.
 
압수수색 권한이 없는 정부합동조사팀 조사는 인도네시아 기술자가 제출한 자료 위주만으로 이뤄졌다. 이 때문에 증거 인멸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석종건 신임 방사청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조사로는 분명히 한계가 있기 때문에 수사를 통해 모든 것을 밝혀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USB에 담긴 자료가 군사기밀보호법이나 방위산업기술보호법에 저촉되는 자료를 빼돌린 것이 있는지 등을 수사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해당 기술자 노트북이나 휴대전화 등에서도 관련 자료를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KAI에는 인도네시아 기술자 십수 명이 근무 중이다. 이들은 모두 KF-21 공동 개발 계약에 따라 파견된 인원들이다. 이번 USB 반출이 적발된 기술자는 팀장급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