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의료대란 장기화 시 병원급에서도 비대면진료 허용"

2024-02-19 20:14
의료대란 장기화 시 의사들 반대하는 비대면진료 확대 추진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이 19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의사 집단행동 중앙사고수습본부’ 브리핑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의료대란’이 장기화되면 의사들이 반대하는 비대면 진료도 전면 허용키로 했다.

보건복지부는 19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사고수습본부’ 브리핑에서 전공의 등 의사들의 집단행동에 대비해 이 같은 비상진료대책을 공개했다.

복지부는 의사들의 집단행동 상황이 장기화할 경우 병원급을 포함한 모든 종별 의료기관에서 초진과 재진 환자 관계없이 비대면 진료를 허용할 예정이다.

비대면 진료는 현재 의원급 의료기관과 재진 환자를 중심으로 하되, 예외적으로 의료취약지나 휴일·야간에는 초진부터 허용되고 있으며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에서는 극히 일부만 허용되고 있다.

작년 12월 비대면 진료 예외를 적용받는 지역과 시간이 대폭 확대됐다. 하지만 병원급 이상에서는 재진 환자 중 병원급 진료가 불가피한 희귀질환자(1년 이내), 수술·치료 후 지속적인 관리(30일 이내)가 필요한 환자만 비대면 진료가 허용될 정도로 엄격히 제한됐다.

이번 사태로 비대면 진료가 대폭 허용되면 '평일 초진'뿐 아니라, 의원급을 넘어 '병원'에서도 비대면 진료가 가능해진다는 의미가 있다.

복지부는 전국 응급의료기관 409곳이 원활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신속한 이송과 전원도 지원한다.

우선 소방청과 협의해 꼭 필요한 중증·응급환자는 권역응급의료센터 등 대형병원으로, 경증·비응급 환자는 지역응급의료기관이나 인근 병의원으로 이송하기로 했다.

올해 5월까지 단계적으로 개소 예정이었던 광역 응급상황실 4곳을 조기에 가동하고, 응급의료기관의 24시간 응급실 운영 여부도 점검하기로 했다.

정부는 전공의 근무 중단에 대비하고자 대형병원은 응급·중증 환자 중심으로 진료체계를 전환하고, 경증과 비응급환자는 상급종합병원에서 종합병원으로 전원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전반적인 의료 시스템의 부담을 줄이면서 환자들도 신속하게 진료받을 수 있게 한다는 취지다.

지방의료원, 근로복지공단 산하 병원 등 공공보건의료기관 97곳을 중심으로 평일 진료시간을 확대하고, 주말과 공휴일 진료도 실시하기로 했다. 국군병원 12곳의 응급실을 일반인에게 개방하는 방안도 마련했다.

정부는 또 개원의들의 집단행동으로 의원급 의료기관에서도 진료 공백이 확산할 경우에는 보건소도 연장 진료를 추진하고, 공중보건의와 군의관도 주요 의료기관에 배치할 방침이다.

정통령 중수본 중앙비상진료대책 상황실장은 “지역마다 전공의들의 이탈 정도나, 진료에 차질을 빚는 정도가 다를 수 있으므로 각 시도가 중심이 돼 구체적인 계획을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