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가입자 더 안늘어나니...IoT 회선 두고 KT·LGU+ 신경전

2024-02-19 16:00
LGU+, 12월 IoT 가입자 KT보다 136만개 앞서
한전 100만여개 검침기 회선 수주하면 SKT 근접

SK텔레콤·KT·LG유플러스 사옥 전경. [사진=각 사]
 
국내 이동통신사 2위 자리를 둔 KT와 LG유플러스의 신경전이 점입가경이다. 만년 3위 LG유플러스가 2위가 되는 상황이 발생하자 KT 측은 순위를 가른 사물인터넷(IoT) 회선과 휴대폰 가입자 수를 분리해야 한다며 정부 통계 오류를 지적하고 반발했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IoT 사업 확대를 고심하는 분위기다.

19일 통신 업계에 따르면 한국전력공사는 내달 초께 110만대 규모 저압(가정용) 원격검침인프라(AMI) 6차 사업 입찰공고를 낼 예정이다. 이 사업은 4세대 이동통신·롱텀에볼루션(LTE) 망을 가진 통신사인 SK텔레콤(SKT), KT, LG유플러스 3곳만 참여할 수 있다.

한전 측은 구체적인 날짜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지만, 조만간 공고를 낸다는 계획이다. 당초 1월부터 진행돼야 했지만, 한전의 LTE 모뎀 관련 시험 일정 때문에 미뤄졌다.

공개입찰을 앞둔 이통 3사는 사업성 검토에 들어갔다. 해당 사업 5차까지 참여한 LG유플러스는 올해도 여전히 입찰에 참여하고, SKT와 KT도 고심하고 있다. 특히 그간 수익성이 낮다는 이유로 IoT 사업 확대 의사를 보이지 않던 KT도 검토하고 있다. 무선가입자 통계에서 LG유플러스에 2위를 내줘야 했던 이유가 IoT였기 때문에 더욱 신경 쓸 수밖에 없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동통신 만년 꼴찌였던 LG유플러스는 지난해 9월 사상 처음으로 KT를 제치고 무선통신서비스 2위에 올랐다. 이후 12월까지 4개월 연속 2위 자리를 지켰다. KT와 LG유플러스 간 격차는 9월 88만개에서 135만건 가까이 격차가 벌어졌다. 양 사 간 무선 회선 수 역전은 LG유플러스가 IoT 회선을 전략적으로 확대한 데 따른 것이다.

LG유플러스의 지난해 말 현재 IoT 회선 수는 653만7962개로 KT(226만6763) 보다 3배 가까이 많은 수준이다. 이동통신 1위 사업자인 SKT(672만5127개)와는 136만여개 차이 난다. 만약 이번 한전 공개입찰에도 LG유플러스가 들어가면 IoT 회선 1위도 노려볼 수 있는 셈이다.

KT 측은 한전의 IoT 공개 입찰에 대해 현재 검토 단계에 있다는 입장을 보이면서도, 무선가입자 통계를 염두에 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정부 통계 기준에서 IoT가 제외되는 상황에서 크게 신경 쓸 필요가 없다는 부연이다. 다만 수익성에 대한 기대는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고심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과학기술정통신부는 올해부터 무선가입자 통계 구분에서 IoT 부문을 별도로 표시하기로 했다. 현재는 총 무선회선 수를 의미하는 '이동통신 가입 현황'에서 용도별 회선 수는 '휴대폰+가입자 기반 단말통신(태블릿PC·웨어러블)+IoT'를 묶어 표현된다. 하지만 앞으로는 휴대폰 회선과 IoT 회선이 명확하게 구분될 수 있도록 표기를 달리할 예정이다. 수익성 낮은 IoT 회선 때문에 무선가입자 순위권이 달라지는 것은 통신 생태계를 망가뜨리는 것이란 KT 반발에 의해서다.

앞서 지난해 3분기 컨퍼런스 콜에서 KT는 무선 통계 역전 현상에 대해 "KT는 IoT 원격관제 분야에서 최저가 입찰로 월 1000원에도 훨씬 못 미치는 요금을 받으면서 수백만 회선을 일시에 따내는 방식의 사업을 하지 않는다"고 날을 세웠다. 이어 "저가 입찰 외에는 수익성은 물론 사업 확장성이나 기술 혁신, 산업 생태계 창출 가능성 등과 무관한 사업을 IoT 사업이라는 이름으로 추구하지 않는다"고 쏘아붙였다. 휴먼 가입자·웨어러블 등 가입자 기반 회선에서는 LG유플러스와 큰 격차를 여전히 유지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통신 업계 관계자는 "수익성이 낮다 해도 마이너스가 아니라면 인지도, 수익성, 미래사업 등 여러 가지 상황을 감안했을 때 버리기엔 아까운 사업"이라며 "어느 회사도 쉽게 내려놓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