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심텍, 1300억 자금조달 추진…주가 악영향 우려

2024-02-19 15:21
CB 1000억원, BW 300억원…LOC 마감일 오는 22일, 발행일 내달 12일

[사진=심텍]
반도체용 인쇄회로기판 전문기업 심텍이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차채(BW)를 발행해 13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한다. 대규모 자금 조달에 나서며 주가에는 악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1조원대 시가총액을 고려할 때 메자닌 규모가 영향을 미칠 만큼 상당하기 때문이다.
 
1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심텍은 CB로 1000억원, BW로 300억원을 발행해 1300억원의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투자확약서(LOC) 접수 마감일은 오는 22일, CB·BW 발행일은 내달 12일인 것으로 전해진다.

자금 사용 목적은 비메모리 설비투자이며, 대표 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으로 알려졌다. 재무적투자자(FI)가 아직 최종 결정되지는 않았지만 최소 투자금액은 50억원이며, 대다수 증권사들이 딜에 참여해 오버부킹됐다는 후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회사는 이번 메자닌 발행 과정에서 콜옵션과 전환가액재조정(리픽싱) 조항을 삽입했다. 이 가운데 전환가액재조정(리픽싱)의 경우 업계 관례인 70%로 설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IB업계에서는 리픽싱 하한을 70%로 설정하는 게 통상적 관례다. 리픽싱 하한을 설정하면 CB의 전환가격은 기초 자산의 주가가 하락해도 일정 수준 이상 유지되게 된다. 쉽게 말해 만약 CB의 전환가격이 100원이고 이 CB의 주식이 발행된 회사의 주가가 30% 하락해 70원이 된다고 가정한다면 CB의 전환가격도 기초 자산의 하락률에 비례하여 30% 하락한 70원으로 조정된다. CB 투자자의 이익을 보호하고 CB의 안정성을 확보하는 조치다.
 
심텍은 국내 비메모리라인을 추가 증설하려는 목적으로 투자 유치에 나선 것으로 전해진다. 생성형 인공지능(AI)인 챗GPT 등장 후 비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허성규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2일 보고서를 통해 "심텍의 지난해 FC-CSP(스마트폰에 들어가는 반도체 패키지기판), 시스템인패키지(Sip) 등 비메모리 기판 매출 비중은 15% 내외로 추정한다"고 분석했다.
 
증권가에서는 심텍 측 투자 유치와 별개로 향후 회사 주가 향방을 주목하고 있다. 통상 CB 발행하면 주가가 약세를 보이는 경향이 있다. 회사 주가는 올해 들어 20% 넘게 빠진 상태다. 심텍 관계자는 "계약을 검토하고 있지만 내부적으로 확정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