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 대책에도 혼란한 재건축 시장…강남권 노후 아파트도 억대 '뚝'
2024-02-15 18:19
"투자 성향 짙은 재건축 아파트…고금리·경기침체에 관망세"
"재건축 조합 내홍·공사비 인상 등 사업 더디게 하는 요소도 악재"
"재건축 조합 내홍·공사비 인상 등 사업 더디게 하는 요소도 악재"
정부가 1·10 부동산 대책을 통해 재건축 활성화를 위한 규제 완화책 등을 발표했지만 강남권 주요 재건축 아파트의 가격 약세가 이어지고 있다. 전반적인 부동산 경기 침체와 고금리가 이어지고 있고, 공사비 상승에 따른 조합과 시공사 간 갈등, 조합 내홍 등 악재가 부각되면서 재건축 아파트의 인기가 떨어지는 등 정부의 규제 완화 조치가 무색하다는 반응이다.
15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송파구 대단지 아파트 '잠실주공5단지(3930가구)' 76㎡는 지난달 24일 23억7800만원에 매매거래됐다. 이는 지난해 9월 거래된 25억9000만원과 비교하면 2억원 이상 떨어진 가격이다. 해당 면적대는 지난해 9월만 해도 대부분 25억원대에 팔렸으나 12월 들어 23억원대 거래가 나오기 시작했다. 네이버 부동산 등에 따르면 현재 최저 호가는 23억7000만원 수준으로 떨어졌다.
강남권 재건축의 대명사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4424가구)'도 하락거래가 나오고 있다. 은마아파트 전용 76㎡는 지난달 4일 23억7000만원에 팔렸는데 이는 10월 거래된 24억3000만원과 비교하면 6000만원 빠진 금액이다. 현재 최저호가는 22억6000만원(1층), 23억원(6·9층 등)으로 나와 있으며 지난달 거래가격보다도 떨어진 상황이다. 전용 84㎡는 11월 27억8000만원에 거래된 이후 거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현재 최저호가는 26억원 수준이다.
잠실주공5단지 인근 공인중개업자는 "대단지 재건축 아파트라도 부동산 경기 침체에서 벗어날 수는 없다"며 "높은 금리 등으로 구매력이 떨어졌으며, 노후 대단지 특성상 노인 소유자가 많은데 재건축이 수년 이상 더 걸릴 것으로 예상되니 팔고 나가려는 움직임이 있다"고 가격 하락 배경을 설명했다.
은마아파트의 경우 소유주 간 내홍이 발목을 잡았다. 은마아파트는 지난해 극적으로 조합을 결성하며 재건축 기대감을 높였지만, 여전히 전임 재건축 추진위원회, 은소협(은마아파트소유주협의회) 등과 갈등 양상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최근 은소협은 최정희 조합장에 대해 직무집행정지 가처분 소송을 냈고 법원은 이를 인용했다. 최 조합장이 항고에 나섰지만, 법정 공방이 장기화되면 재건축 사업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